교총 “교사에게만 책임 맡긴 현장체험학습 안돼”

2026.05.06 17:00:08

교사 보호·면책 기준 보완 요구
보조인력·행정지원 체계 구축 제안

현장체험학습을 둘러싼 교사 부담과 안전 책임 문제가 지속되면서 제도 개선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교총이 교사 보호 강화와 행정업무 경감을 핵심으로 한 개선 방안을 제시하며 국가 책임 확대와 지원 체계 정비를 촉구했다.

 

교총은 최근 ‘안전한 학생, 보호받는 선생님을 위한 현장체험학습 개선’ 입장을 내고 “현장체험학습은 법적 의무사항이 아닌 만큼 학교 내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시행 여부를 결정하되 교사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특히 “인솔 교사의 의사에 반하는 강제 추진은 금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교총은 무엇보다 교사 보호 대책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현행 학교안전법은 사고 발생 이후 사후조치 이행 여부를 기준으로 면책이 인정되는 구조로 실질적인 보호 기준으로 작동하기 어렵다”며 “면책 기준을 보완하는 방향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행 제도가 사고 이후 대응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예방 조치와 사전 대응 기준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했다.

 

또 “현장체험학습 과정에서 발생하는 민·형사상 소송에 대해 국가가 책임지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며 “소송비 지원을 비롯해 전 과정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교육청 차원의 안전관리 전담팀 구성 등 지원 체계 강화 필요성도 함께 제시했다.

 

교총은 현장체험학습에 대한 현장 교원들의 부담도 함께 언급했다. 교총 설문조사에서는 현장체험학습 사고로 인한 학부모 민원이나 고소·고발이 걱정된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으며, 실제 민원이나 소송을 경험했거나 주변 사례를 접했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보조인력 지원 확대도 주요 과제로 제안했다. 교총은 “보조인력 배치 기준과 방법이 시·도별로 편차가 커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학교 현장 의견을 반영해 기준을 구체화하고 교육청이 인력풀을 구축해 요청 시 배치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보조인력 운영이 학교의 또 다른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교육청이 책임 있게 운영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과도한 행정업무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교총은 “현장체험학습 매뉴얼이 지나치게 복잡해 교사에게 과도한 행정과 안전관리 부담을 지우고 있다”며 “교육 전문성과 무관한 행정업무와 안전관리 업무는 교육청 전담부서로 이관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현장체험학습 안전관리 의무 범위와 교사의 책임 한계를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숙박형 체험학습의 경우 교사가 준비해야 할 서류가 40여 종에 달하는 등 부담이 과중하다”며 “수업과 병행하기 어려운 수준의 행정업무를 구조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했다. 계획 수립부터 계약, 안전점검, 사전답사까지 학교 현장에 집중되는 업무 부담도 현장체험학습 기피 원인 중 하나로 언급했다.

 

프로그램 운영 방식 개선도 제안했다. 교총은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가 개발하거나 검증한 안전한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운영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이 경우 현장답사 등 일부 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해 행정 부담과 안전관리 부담을 동시에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총은 “현장체험학습은 교육적 필요성과 안전 확보가 함께 고려돼야 하는 영역”이라며 “교사의 책임과 부담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제도적 지원과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승호 기자 10004ok@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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