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교육자로서 왜 글을 쓰는가?

2026.04.27 11:33:42

“나는 왜 글을 쓰는가?” 이 질문은 늘 필자의 마음속에서 조용히 파문을 일으킨다. 지난 세월, 중등교육 현장에서 수십 년을 보내며 숱하게 남의 글을 읽기만 했지 직접 작성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중견 교사와 관리자의 위치에 오르면서부터는 타인의 글을 읽으며 동시에 조금씩 교육활동을 글로 쓰기 시작했다. 2017년에 이르러서 중고등학교 관리자(교감, 교장)에 명단을 올리면서 본격적으로 교육칼럼을 중심으로 에세이, 수필, 현실 비평, 교육 연구 등 글쓰기에 도전을 시도했다. 그리고 이제는 현직에서 은퇴했지만 여전히 이 물음 앞에 더욱 겸허한 자세로 사유를 하면서 글 쓰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단지 생각을 기록하는 행위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교육자로서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이며, 교육자의 사명감을 다시 새기는 길이다. 1980년대 중반, 청운의 꿈을 안고 입문한 교직은 그 후 시대의 변화와 함께 속도의 차이는 있지만 항상 변화와 도전의 한복판에 있었다. 중견 교사가 되면서 조금씩 더 강한 책무성을 느꼈고 학교관리자가 되어서는 학교의 교육활동 중심에서 직접 교육의 방향과 비전을 공유하고, 구성원의 마음을 모으며, 때로는 묵묵히 감정을 제어해야 하는 필요성에 직면했다. 그럴 때마다 필자는 글을 썼다. 마음을 정제하고, 판단을 가다듬으며, 교육이라는 본질을 되새기기 위해서였다.

 

글은 소리 없는 울림을 지닌다. 한 편의 글이 누군가에게는 공감으로 다가가고, 또 다른 이에게는 성찰의 계기를 마련해 준다. 필자는 그 가능성을 깊게 믿는다. 필자의 글이 교육 현장에서 묵묵히 헌신하는 선생님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더욱 성장할 수 있기를,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에 작은 변화의 불씨를 지필 수 있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그래서 필자는 오늘도 교단에서 일어난 작고 소중한 이야기들을 기억해 내고 또 현재의 각종 교육 관련 이야기에 눈과 귀를 열고서 그것을 교육적으로 해석하여 글로 옮긴다. 글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기록이기에, 그것은 곧 교육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되리라 믿으면서 말이다.

 

필자는 글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자 한다. “표현하지 않는 것은 무효”라고 하듯이 말로 다 전하지 못하는 감정과 생각, 교육철학과 문제의식을 담아낸다. 그것은 단지 필자 개인의 목소리를 넘어,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질문을 세상에 던지는 일이라 믿고 있다. 그러면서 늘 마음속에서는 끊임없이 묻는다. 교육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왜 이 길을 걷는가? 학교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이런 근본적인 질문을 멈추지 않는 한, 글쓰기는 필자에게 ‘성찰의 도구’이며 ‘실천의 씨앗’이 된다. 그래서 성찰은 또 다른 성찰을 불러오고 실천의 밑바탕이 되며 그 실천은 또 다른 성찰과 실천을 부르는 선순환의 수레바퀴를 중단 없이 굴러가게 만들고 있다.

 

때때로 글을 쓴다는 것은 외로운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필자는 안다. 그 고요한 시간 속에서 진짜 필자의 내면과 만나는 것이며, 교육자로서 지켜야 할 신념을 변치 않고 붙드는 길이라는 것을. 글을 통해 필자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간다. 아이들의 눈빛을 떠 올리고, 후배 교사들의 땀방울을 생각하며, 더 나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 그리고 보다 좋은 교육이 우리 사회에 펼쳐지길 바라면서 말이다. 앞으로도 이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해서 필자는 계속 글을 쓸 것이다. 교육을 믿고, 사람을 사랑하며, 우리 교육에 작은 희망의 불씨를 살리길 바라고 소망하면서 말이다.

 

이제 글쓰기는 그 기능을 넓혀 필자의 현재 삶의 원동력이 되었고, 창작의 기쁨을 창출하는 예술이고, 살아있다는 존재감을 불러일으키며, 타인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공적 도구이며, 건전한 비판과 대안 제시의 메시지가 되길 바라고 있다. 이와 함께 진리와 정의 추구, 그리고 사랑의 언어로, 지식인이자 지성인의 한 사람으로 명예롭게 살아가고 싶은 욕구의 도구이다. 나아가 주변 사람들과 이 세상에서 공존하기 위한 삶의 언어이며, 우리 교육에 변치 않는 애정을 견지하게 해주는 마중물이자 마르지 않는 샘물이 되고자 한다. 필자는 이렇게 끊임없이 사유하고 해석하고 보다 나은 변화를 추구하고자 한다. 고로 글을 쓴다. 이 글쓰기는 세상 만물의 창조자로부터 생명의 은총이 다하는 날까지 항상 기뻐하고, 감사하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함께 할 것이다.

전재학 교육칼럼니스트, 전 인천 산곡남중 교장 hak03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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