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서 ‘가르침’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말을, 이제 교사들 사이에서는 낯설지 않게 듣는다. 정당한 생활지도조차 민원과 신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 속에서, 교사는 수업보다 상황 설명과 기록을 먼저 떠올린다. 그 사이 다수의 학생은 학습권과 정서적 안전을 침해받고 있다. 교사는 교육의 주체라기보다 갈등을 관리하는 존재로 밀려나고 있다.
실적 위주 교육으로 본질 흐려져
이 문제를 단순히 ‘교사가 더 단호해져야 한다’거나 ‘법과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방식으로만 접근해서는 해결하기 어렵다. 교권은 법 조항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교실 안에서 존중과 신뢰가 자연스럽게 작동할 때 비로소 교권은 지속된다.
현재 학교 현장에서는 인성교육과 민주시민성 교육이 개념적으로 구분되지 않은 채 병렬적으로 운영되는 경향이 강하다. 인성교육은 ‘사람됨’의 기초를 세우는 교육이고, 민주시민성 교육은 그 기초 위에서 시민으로서의 역량을 확장하는 교육이다. 모두 중요하지만, 순서와 초점이 다르다. 기초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권리와 참여, 표현을 먼저 강조하면 교실에는 ‘권리의 언어’만 커지고, 책임과 존중의 문화는 자리 잡기 어렵다. 현장에서 교사들이 체감하는 생활지도 갈등과 수업 붕괴는 이 지점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또 하나 짚어야 할 문제는 정책 운영 방식이다. 인성교육 프로그램과 연수는 해마다 증가했지만, 교실의 질서와 관계 문화가 함께 회복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학교는 ‘몇 회 운영’, ‘몇 명 연수’라는 실적을 채우는 데 분주해지고, 정작 학생의 내면과 관계를 깊이 다룰 시간은 부족해진다. 양은 늘었지만 방향은 흐려진 인성교육의 단면이다.
정책은 결국 법적 기준 위에서 정렬돼야 한다. ‘인성교육진흥법’은 인성교육을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는 교육’으로 명확히 정의한다. 이는 인성교육의 중심이 외적 행동 통제가 아니라 내면 형성에 있음을 분명히 한다.
정상화의 중심 과제 명심해야
또한 같은 법은 인성교육 정책이 원칙적으로 이 법의 체계에 따라 설계돼야 함을 전제로 한다. 그럼에도 정책 문서에서 ‘민주시민 육성’이 전면에 제시되고 인성교육이 그 하위 개념처럼 다뤄질 경우, 법의 취지와 정책 목표 사이에 어긋남이 생길 수 있다.
교권 회복 역시 사후적 처벌 강화가 아니라, 학생 인성 회복을 중심에 두는 정책 전환 속에서 가능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인성교육을 더 많이, 더 빨리하는 것이 아니다. 무엇을 먼저 세우고, 무엇을 그 위에 올릴 것인지에 대한 방향의 재정립이다. 인성교육은 교육의 주변부가 아니라 학교 정상화의 중심 과제다.
교실이 회복될 때, 교사가 다시 가르칠 수 있고, 학생은 안전하게 배울 수 있다. 그리고 그때 비로소 교육의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