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복 80주년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날은 역사 속 사건이 아니라 두려움 앞에 멈추지 않는 태도이며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려는 마음이다. 그것이 지금 우리의 자세이고 모두가 기억해야 할 광복이다. 두려움에 맞서는 포기하지 않는 용기, 과거가 아닌 내일을 여는 희망찬 시작. 빛나는 발걸음, 새로운 길, 광복 80주년.(광복 80주년 홍보영상에서)
수원특례시(시장 이재준)는 광복절인 8월 15일 오후 7시 30분, 광복 80주년 기념 ‘수원시민 대합창’ 축제를 수원제1야외음악당에서 1만 명(합창단원 8천 명 포함)의 시민과 함께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기념식 대신 수원시민 여러 세대가 어우러지는 경축음악회를 열어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며 광복의 빛이 수원에서 새빛으로 퍼져나가는 소중한 기회를 만들었다.
수원제1야외음악당이 세워진 이래 이렇게 많은 시민이 운집한 적이 있었나 싶다. 오후 4시 30분,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행사장에 도착했다. 입구에 들어서니 ‘제35회 전국 무궁화 수원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무궁화 분화 200여 점이 방문객을 반겨주고 있다. 전시존, 체험존, 홍보존, 포토존 등을 둘러보며 무궁화 사랑이 나라 사랑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알았다.


광복 80주년 기념 ‘수원시민 대합창’이 열리는 야외음악당의 잔디밭 가장자리는 일찍 도착한 시민들이 앉아 커다란 축제를 기다리고 있었다. 또 시민들은 무궁화 축제 체험존을 찾아 무궁화에 관련된 ‘나무야 놀자’ 목공체험, 무궁화 바람개비 만들기, 무궁화 종이접기, 무궁화 책갈피 만들기, 무궁화 페이스페인팅 등을 즐기기도 했다.
‘수원시민 대합창’은 1부와 2부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1부는 광복 80주년 기념 영상 상영, 마칭밴드 퍼레이드 및 공연, 수원시립합창단과 크라운 마칭밴드의 ‘독립군가 제창 및 만세 삼창, IN 풍류 퍼포먼스의 대북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인상적인 장면은 독립선언서 낭독 장면이다. “오등은 자에 아, 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 중학생 때 외웠던 것을 생생하게 떠올렸다.
2부의 첫 순서는 첼로 독주로 애잔한 선율이 흐른다. 우리 귀에 익은 ‘봉선화’다. 이어 수원시립공연단의 ‘우리 모두의 이름으로 부른다. 대한독립만세!’ 장사익이 부르는 우리 가요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비 내리는 고모령’, ‘봄날은 간다’은 애잔하기만 하다. 1950년대에 불리었던 노래다. 헌데 이곳 시민들은 이 노래를 따라서 부른다. 가수 장윤정은 ‘노란 셔츠의 사나이’, ‘사랑아’, ‘짠짜라’를 신나게 불러 관객의 호응을 받았다.


수원시립교향악단과 수원시립합창단의 ‘광야에서’는 우리 민족이 겪었던 고난과 역사 속에서 꺾이지 않는 저항 정신을 보았다. 성균관대학교 킹고응원단은 ‘그대에게’에서는 젊음의 활기와 열정을 보여주었다. 이어 군조크루와 스텐업의 K-팝 메들리에선 우리 귀에 익은 ‘강남 스타일’ ‘다이너마이트’ 등의 동작을 따라하면서 흥겨움에 빠졌다. 초대 성악가 김동규는 외국곡 ‘볼라레(Volare)’와 ‘일 몬도(Ιl Mondo)’를 선사해 시민들의 귀를 즐겁게 하였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순서다. 시민합창단, 바리톤 김동규, 늘해랑 리틀싱어즈, 수원시립예술단이 함께 했다. 아니다. 이 자리에 모인 관객들이 모두 합창단이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곡들이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아름다운 강산’, ‘독립군가’가 이어졌다. 휘날레는 ‘애국가’다. 오늘 참가한 관객들도 모두 기립하여 애국가를 4절까지 제창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광복 80주년 축제답게 귀가길에는 불꽃놀이도 이어졌다.


오늘 인사차 무대에 오른 이재준 시장은 “독립군가를 부르며 눈물이, 노란 셔츠의 사나이에선 웃음이 나왔다. 오늘 함께 해 주신 수원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며 “수원시 행정역사가 76년인데 올해 광복 80주년을 기리고 글로벌 도시로서 시민과 함께 자유와 민주주의가 뿌리내린 모두의 도시로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시민합창단으로 참가한 광교2동 라온시니어 합창단을 지도한 이혜민 강사는 “광복 80주년 커다란 행사에 동참하게 된 것이 영광 그 자체”라며 “독립운동에 앞장선 선열들을 생각하며 열심히 연습에 임했다”고 했다. 광교노인복지관 소속의 아리솔 합창단 이선숙 단장은 “우리 합창단은 삶의 깊이와 감동이 담긴 목소리로 지역사회에 따뜻함을 전해왔다”며 “오늘은 합창을 하면서 나라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기회가 되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