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국내 주식시장의 대표 지수인 코스피가 지난 4월 초 2500선에서 6월 말 3070까지 약 23%나 올랐습니다. 최근 몇 년간 지지부진했던 국내 주식시장을 빗대어 미국 주식 투자는 세금을 가져가지만, 국내 주식 투자는 원금을 가져간다는 자조 섞인 말까지 있을 정도로 국내 주식시장은 외면 받아왔지만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며 투자자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식은 대표적인 위험 자산으로 원금 손실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섣불리 투자에 나서는 것은 경계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국내 주식에 투자하기 전 꼭 체크해야 할 것들을 알아보겠습니다.
매력 높아진 국내증시
최근 주식시장이 왜 상승했는지 그 이유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분석한 내용을 소개해 드립니다.
이번 상승장의 마중물 역할은 국내 개인 투자자도, 국내 기관 투자자도 아닌 외국인 투자자가 주도했습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금융 시장이 금리 상승을 멈추고 안정된 것에 더해 작년까지 불안했던 원화의 가치도 안정화되면서 외국인 입장에선 한국 증시의 매력도가 높아진 것입니다. 특히 ‘주식시장에 있어 가장 큰 매력은 가격이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국내 주식시장이 오랜 시간 지지부진했던 탓에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가격 매력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대표적인 산업인 반도체, IT 하드웨어 등 핵심 업종의 호조를 상승 원인으로 뽑습니다. 이 핵심 업종들은 이전까지 부진한 실적으로 인해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을 막는 걸림돌 역할을 했지만 최근 실적이 개선되면서, 이제는 국내 주식시장 상승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새 정부의 정책적 호재가 있습니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 및 배당 확대 등 국내 주식 투자자들에게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도 큰 호재가 돼 주가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달라지는 주식시장 환경
지난 7월 3일 국회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은 가장 대표적인 정책적 호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법 개정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기업의 투명한 지배구조 만들기, 주주의 권익 보호가 핵심입니다. 그동안 여러 기업은 다양한 방식을 이용해 적은 비중의 주식으로 대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하거나 불투명한 의사결정의 행태를 보였고, 이는 국내 주식시장이 국내 투자자뿐만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로부터 낮은 평가를 받고 외면받게 하는 원인이 됐습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소수 대주주 외 다양한 투자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기업 경영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이는 배당금 확대, 자사주 소각 등 기업들이 더욱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시행할 수 있게 만드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앞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계속 오를지, 어디까지 오를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투자를 생각하시는 분들은 투자에 나서기 전 몇 가지 개념 정도는 숙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PBR과 PER을 알아두자
먼저 PBR입니다. 이미 잘 알고 계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일명 주린이라고 불리는 주식투자 초보 분들을 위해 소개하겠습니다. PBR은 주가순자산비율 Price to Book Ratio의 약자입니다. 주가순자산비율이라는 단어를 보면 아리송한 느낌이 드실 것입니다. 조금 쉽게 풀어 설명하면 현재 주식가격이 그 기업의 순자산(자산 중 빚을 제한 것)에 비해 얼마나 비싼지를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식으로 나타내면 ‘(주식가격) / (순자산가치)’가 됩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5월 우리나라 전체 주식시장의 PBR은 0.92로 나타났습니다. 쉽게 표현해 상장된 기업의 모든 순자산이 100만 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현재 주가는 92만 원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는 미국의 4.8에 훨씬 못 미칠 뿐만 아니라 심지어 인도 4.0, 중국 1.5, 태국 1.6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주요국 중 최하위 수준입니다.
5월 이후에도 꾸준한 주가 상승으로 현재 PBR은 1이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 만약 PBR이 중국 혹은 태국의 1.5~1.6 정도 수준까지만 올라도 앞으로 50%의 주가 상승 여력이 있고 그렇게 되면 코스피 지수는 4500이 됩니다. 많은 전문가 뿐만 아니라 정부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저평가 된 원인을 불투명한 지배구조, 주주에게 친화적이지 못한 기업 정책으로 보고 앞서 언급한 상법 개정을 강하게 추진한 것입니다. 앞으로 이 부분이 추가로 개선됨에 따라 주가지수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다음으로 PER을 소개드리겠습니다. PER은 주가수익비율 Price Earning Ratio 의 약자입니다. 현재 주가가 기업의 순이익에 비해 얼마나 비싼지를 나타내는 지수입니다. 식으로 나타내면 ‘(주식가격) / (순이익)’가 됩니다. 만약 현재 주가가 만 원이고 총 순이익을 총 주식수로 나눈 주당 순이익이 1000원인 기업이 있다고 가정하면 이 기업의 PER은 10,000 / 1,000 = 10 이 됩니다. 다시 말해 현재처럼 돈을 벌면 10년 만에 주가만큼 번다는 의미가 됩니다.
흔히 PER이 적으면 기업 실적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된 것으로 받아들이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기업 실적은 이미 지난 실적이고 앞으로의 실적은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가가 만 원에 거래되고 있는 기업의 순이익이 1000원, 현재 PER이 10배라 하더라도 앞으로 순이익이 100원으로 떨어지면 PER은 100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현재 PER이 수십배, 100배가 넘더라도 앞으로 실적이 개선되면 PER도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석유화학, 반도체와 같이 경제 순환에 따라 순이익의 등락이 큰 경기순환주의 경우 고PER에 사서 저PER에 팔아라(실적이 나쁠 때 사서 좋을 때 파는 전략)라는 말이 있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배당수익률을 소개드리겠습니다. 배당수익률은 현재 주가에 비해 주당 배당금이 얼마나 제공되는지를 나타내는 지수입니다. ‘(주당 배당금) / (주식가격) * 100’으로 계산됩니다. 만약 배당수익률이 5%인 기업에 투자한다면 매년 5% 저축 이자를 받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주가 기준으로 은행주에 투자하면 1금융권의 경우 3~4%의 배당수익, 2금융권의 경우 4~5%의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은행에 저축해 2% 내외의 이자를 받는 것과 비교하면 배당수익이 더 유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추가 법 개정으로 기업의 배당 성향이 더 개선되고, 논의되고 있는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적용되면 많은 투자자가 국내 주식시장에 관심을 갖는 동기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앞으로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제도가 바뀌고 있고, 그로 인해 주식시장의 분위기도 변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를 인식하는 것이 선생님들의 경제적 여유로 가는 길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처럼 어설프게 종목 투자할 바에는 지수 투자가 낫다고 생각해 큰 욕심없이 코스피200 ETF를 조금씩 사고 있습니다. 국내 주식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어떤 종목을 골라야할지 고민이 든다면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지수 ETF 투자를 추천드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