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수록 ‘십시일반’… 국민이 히어로죠”

2021.12.03 12:07:09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김정희 사무총장 인터뷰

1961년 언론사·사회단체가 설립
자연재난 피해 지원 법정구호단체
60년간 1조5000억 성금 모금·배분

 

팬데믹은 시련이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재앙 앞에 우리는 속수무책이었다. 그리고 2년 후. 평범한 일상을 누리던 그때로 돌아가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여전히 고군분투 중이다. 
 

우리 국민은 어렵고 힘들수록 저력을 발휘했다. 의료진이 부족하다는 소식에 의료봉사를 자처한 의사와 간호사,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잠까지 줄여가며 일하는 공무원, 온라인 수업과 등교 수업을 준비하면서 학교 방역에 힘쓴 교사…. 코로나19 최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숨은 주역이다. 그들 뒤에는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이하 희망브리지)가 있다. 
 

희망브리지는 1961년 언론사와 사회 각계가 참여해 만든 최초의 민간구호단체다. 태풍, 지진, 홍수 등 자연 재난이 발생했을 때 피해 이웃들에게 구호금을 지원할 권한을 정부로부터 부여받은 법정 구호단체이기도 하다.

 

올해 60주년을 맞은 희망브리지는 그동안 1조 5000억 원의 성금과 5000만 점 넘는 구호 물품을 지원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극복 성금 1000억 원을 모금하고, 3000만 점에 달하는 물품을 방역 취약계층과 의료진, 치료시설 입소자 등에게 전달했다. 지난달 30일 희망브리지에서 김정희 사무총장을 만났다. 

 

 

-희망브리지의 60년을 돌아보면

 

“1950년대까지 해마다 반복되는 자연 재난 때 이재민 구호를 전담할 기관이 없었다. 1959년 태풍 사라를 계기로 여러 곳에서 모금한 수재의연금을 관리하고 이재민에게 배분할 기관이 필요했다. 1961년 학생 모금, 공무원 모금, 경기장 모금, 극장 모금을 시작으로 1963년 우표 모금을 도입했고, 1966년엔 사랑의 열매 달기 운동을 전개했다. 이후 이리역 폭발사고(1977년), 연평도 포격(2010년), 세월호 참사(2014년), 강원 산불(2018, 2019년), 그리고 코로나19에 이르기까지 자연 재난뿐만 아니라 사회재난에서도 선도적으로 구호 활동에 전념해왔다.”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지 궁금하다

 

“다른 법정 모금단체와 달리 희망브리지는 정부 보조금을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모금해 재난 피해자들을 돕고 있다. 희망브리지 설립에 주축이었던 언론사들이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대가 없이 도움을 주고 있다. 다른 큰 단체처럼 지역본부가 없지만, 한국교총과 같이 재난 피해자를 돕는 활동에 공감하는 단체와 기업, 시민들이 성금을 내거나 현장을 직접 찾아 복구 작업을 도와주고 있다. 우리 국민은 어려울수록 ‘십시일반’을 실천한다. 진짜 히어로다. 우리는 뒤에서 기부자들의 뜻을 지킬 뿐이다.”

 

-다른 모금단체와 차별되는 점은

 

“자연 재난은 성금의 사용처와 지원액이 법으로 정해져 있다. 똑같이 집을 잃었는데 모금이 많이 될 때는 10만큼 돕고, 적게 될 때는 1밖에 돕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사회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희망브리지는 피해 유형에 따라 지원액을 정해 지원해 왔다. 이런 우리의 철학이 2001년 개정된 재해구호법에도 반영돼 자연 재난만큼은 ‘동일 피해, 동일 지원’을 원칙으로 한다.”

 

-지난 2년은 특히 바빴을 듯하다

 

“작년 1월 중국 우한에서 교민과 유학생이 귀국해 머물던 임시 생활공간에 생활용품을 가장 먼저 보낸 곳이 우리 희망브리지다. 이를 시작으로 의료시설과 보육시설, 학교, 재난 취약 가정 등 당장 도움이 필요한 곳에 맞춤형 물품을 제작해 보내고 있다. 지금까지 코로나19 관련 지원 물품만 3000만 점이 넘는다.”

 

-한국교총과의 인연도 깊다
 

“한국교총은 희망브리지의 회원사이자 이사단체로 지난 60년 동안 재난 구호와 모금에 함께 했다. 희망브리지의 초대 회장이자 제헌헌법 초안을 쓴 유진오 초대 법제처장이 교총 회장이 된 이후로도 희망브리지 이사로 활동했고, 올해 2월까지 교총의 사무총장들이 감사로 활동했고, 이후 기관 이사로 함께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희망브리지에 마스크 8만 장과 성금 수천만 원을 보내주기도 했다.”

 

-교육 현장에서 재난 예방 교육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재난 복구도 중요하지만, 대처 능력이 더 중요하다. 이는 학교 교육을 통해 익힐 수 있다. 일생에 걸친 교육을 통해 재난 발생 시 행동 요령을 숙지해야 한다. 또 재난에 관한 관심이 필요하다. 교원들이 한 달에 1만 원씩만 후원해줘도 1년이면 큰돈이 모인다.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재난 예방·대처 교육을 할 수 있고 나아가 재난으로 피해 입은 이웃을 도울 수 있다. 주변에도 후원을 권유해주면 더할 나위 없겠다. (웃음)”

 

-앞으로 계획이 궁금하다

 

“기후 위기가 재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과거보다 더 자주 발생하고 피해도 크다. 생활 속 환경 캠페인 같은 민간에서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고 있다. 재난 피해자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중장기적인 구호 활동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최근 삼성과 함께 공개한 ‘힐링버스’가 그 결과다. 힐링버스는 심리 지원과 치유를 위해 만들어졌다. 코로나19로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우선 제공할 계획이다.”

 

 

김명교 기자 kmg8585@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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