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백년대계, 교육’ 현장 의견 귀담아 들어야

2021.09.20 09:01:00

최근 대한민국 교육시스템의 대대적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도상(途上)에서 등장한 다양한 가치와 코로나 이후의 사회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022 교육과정 개정, 고교학점제 도입, 고교체제 개편, 교원양성체제 혁신 등 다양한 정책과제가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여기서 우려되는 점은 하나하나가 교육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만한 과제임에도 실현 방안을 급조해 교육현장의 충분한 의견 수렴과 반영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는 이번 교원양성체제 개편과정에서도 일부 드러난다. 교원양성체제 개편 논의 초안 중 지나치게 급진적이라는 비판을 받은 시도교육감에 대한 교원선발권 부여 방안은 빼고, 현장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교육실습 내실화 방안 등을 보완한 노력은 상당히 긍적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교원 존재 이유는 학생 교육

 

그러나 실습학기제 실습생에게 행정업무를 보조하게 한다거나, 현장 교원을 교·사대 겸임·초빙교수로 활용하는 부분은 실망스럽다. 학교가 감내해야 하는 어려움은 외면하고, 교원과 예비교사를 다루기 쉬운 정책실현 도구로 이리저리 끌어다 쓰며 교원양성체제 개편 비용을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교사는 유·초·중등학교 학생을 교육하기 위해 임용됐다. 따라서 ‘국가의 교육에 대한 책무’와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라는 헌법적 가치의 실현이 최우선 목적이어야 한다.

 

정부가 현직 교원이 가진 전문성을 활용해 교·사대 교육과정의 현장성을 강화하려는 방향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겸임·초빙교원으로 빠져나간 교원을 대체할 정규 교원을 충원하겠다는 계획은 제시하지 않아 그 부담은 오롯이 학교 현장의 몫으로 전가된 상태다.

 

학교에 대한 이해 부족한 교육부

 

학기 단위 교육실습제 도입을 통해 행정업무 보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관점 역시 매우 편협하다. 학교에 배정되는 무수히 많은 행정업무는 그 양만큼 책임이 막중하다. 담당자는 그 책임을 온전히 짊어져야 하는 위치에 있다. 때문에 실습생에게 일부 서류작업을 맡긴다 해도 해당 업무를 알려주고 최종 확인까지 하려면 오히려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 그럼에도 실습생을 활용하면 학교 업무가 경감될 것이라는 교육부의 기대는 학교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사범대학 구조조정 역시 교원양성 과잉의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 현재 중등학교의 경우 교원 6명 중 1명 이상(중학교 17.7%, 고등학교 19.0%)을 비정규직 기간제 교원으로 임용하는 상황이다. 중등교원의 임용율이 낮은 데는 국가가 정규 임용해야 할 교원을 비정규직 기간제로 임시 충원하고 있는 정책적 문제도 있다. 때문에 단순히 양성 규모의 조정만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양성규모 조정 폭과 시기를 현행 안보다 완만하게 가져가면서 정규 교원을 대폭 확충해 임용적체와 교단 비정규직화를 해소해야 할 것이다.

 

교대·거점국립대 통합방안 역시 현장의 우려가 제기되는 사안이다. 제주대-제주교대 통합 사례에서 보듯이 통합으로 얻는 비용 절감 효과는 미미하다. 반면, 목적형 대학으로서 세계적 벤치마킹 대상이 되는 교원양성시스템의 전문성과 특수성의 약화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또한 종합대학 내 교원 양성 관련 학과에 대한 자원배분이 불공정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처럼 통합의 시너지 효과에 대한 실증적 지표가 없는 상황에서 교대·거점국립대 통합방안은 철회되어야 한다.

한국교육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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