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마을도서관이 생겼어요"

2003.07.14 17:01:00

좋은책읽기가족모임, '남선마을도서관' 개설


산간벽지, 농어촌, 섬마을 지역에 작은도서관 개설운동을 펼치고 있는 사단법인 '좋은책읽기가족모임'(대표 김수연 목사)이 14일 경북 남선초등교에서 안동 '남선마을도서관'의 문을 열었다.

소장 도서가 몇 백 권뿐이던 남선초 도서실에 신간 4000여권을 새로 꽂아 주민과 함께 하는 문화공간으로 업그레이드시킨 것. 교육공동체시민연합(대표 이상주·전 교육부장관)이 이번 행사부터 함께 지원에 나섰다.

'만화 그리스·로마신화' '가방 들어주는 아이' 등 어린이 책부터 '태백산맥'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등 성인도서까지 빼곡이 꽂힌 서가 앞에서 연신 싱글벙글한 것은 역시 아이들. 도서관은커녕 서점 하나도 없던 문화적 오지 남선면. 그 동안 보고 싶은 책을 맘껏 읽을 수 없었던 때문일까.

6학년 김성경(12) 양은 "평소 읽고 싶었던 '배꽃향기' '5분 추리동화'를 얼른 꺼내 그 자리에서 몇 페이지를 읽었다"며 "새 책들을 다 읽어 볼 생각"이라며 흥분된 표정이다.

'좋은책읽기가족모임'은 이날 학생, 주민이 모두 참여하는 글짓기, 주부백일장, 교사·학부모를 위한 독서 특강, 인형극 공연, 동요콘서트 등을 진행하며 남선 마을의 도서관 개관을 축하했다.

올 초 교직원들의 노력으로 폐교 위기를 넘긴 남선초는 6학급 76명의 학교로 거듭나면서 교육청의 지원으로 도서관을 마련했다. 하지만 불과 200∼300권의 도서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풀어주기란 역부족이었다. 결국 이런 사정을 호소한 한 여교사의 편지가 인연이 돼 '남선 마을도서관'이
탄생하게 됐다.

남선초는 책 읽는 부모가 아이들 독서교육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는 판단에서 3년째 학부모 대상 독서 릴레이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러면서 더 많은 책을 갖추고 남선면 주민 모두가 찾는 학교도서관을 꿈꿔 왔다. 그리고 오늘 그 소망을 이뤘다.

박춘수 교장과 함께 도서관장으로 위촉된 김은주 씨(학운위원장)는 "그동안 책이 부족해 독서 릴레이 활동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럴 걱정이 없어졌다"며 "많은 주민들이 계속 도서관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비쳤다.

좋은책읽기가족모임은 지난 1991년 전북 남원군 산내면 마을회관에 첫 도서관을 개설한 이래 지금까지 모두 37개 마을에 작은 도서관의 문을 열었다. 대부분 초등교 빈 교실에 꾸며진 마을 도서관을 이용하며 학부모와 주민들은 학교 교육에 새로운 관심과 애정을 갖는 계기가 됐다.

김수연 목사는 "책이 없어 읽지 못하는 산간벽지, 오지, 섬마을 어린이들과 지역 주민에게 작은 도서관을 열어 책 읽는 풍토를 조성하고 문화 평준화를 기하려는 도서관 개설 사업은 앞으로도 계속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모임은 현재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무료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독서 문화 보급을 위한 홍보지 발행, 독서교실, 독후감 공모, 백일장과 세미나, 작가와의 만남, 사랑의 책 모으기 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펴고 있다.
조성철 csc66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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