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서 가장 행복한 소를 아시나요? “우 학 소”

2011.12.13 14:53:00

수원 칠보초등학교, 2011년 행복했던 우리 학교를 소개합니다

경기도 수원 소재의 칠보(七寶)초등학교. 일곱 가지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칠보지역의 유래와 맞물려 역사와 전통이 깊은 칠보초등학교야말로 수원 교육계의 보물이라고도 할 수 있을까? 이 학교는 1947년 화성군 매송국교 노림 분교로 개교하여 1949년에 칠보국민학교로 승격하여 1987년 수원시로 편입되었다. 그 후 1996년 칠보초등학교로 명칭이 변경되는 등 지금까지 그 자취를 이어오고 있는 중이다. 2011년 제 21대 양원기 교장선생님의 취임 이후 칠보초등학교에서는 ‘더불어 살아가는 창의적인 글로벌 시민 양성’을 실현하기 위하여 ‘꿈과 사랑을 가꾸는 행복한 칠보 어린이’라는 지표 아래 효과적인 교육 현장을 꾸려나가고 있다. 곧 졸업을 앞둔 6학년 어느 교실. 담임선생님께서는 아이들에게 6년간의 학교 생활이 행복했는지를 물으셨다고 한다. 과연 4/5이상의 학생들이 행복했노라고 서슴없이 고백을 했다던데…. 교육 주체들의 진정한 ‘행복’을 추구해 나가는 칠보초등학교를 소개하고자 한다.

21세기는 정보화 사회, 글로벌 시대. 창의성을 지닌 인재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이를 걱정과 경쟁의 플래쉬가 팡팡 터져대는 요즈음. 학부모는 물론 학생들마저도 시대의 격정적인 물줄기로 얼굴에 주름이 푹푹 패여가고 있을 때, 칠보초등학교에서는 ‘칠보 5품제’를 통해 이에 체계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수학품제, 영어품제, 한자품제, 독서품제 그리고 줄넘기품제로 이루어진 ‘칠보 5품제’는 칠보인들이 지성과 체력을 겸비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 얼핏 보기에는 어디서든 엿볼 수 있는 교육활동 혹은 과중한 학업활동으로 아이들을 짓누를 수도 있는 교육활동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칠보 5품제’가 내세우는 핵심 단어는 ‘심화’가 아니라 ‘기초’와 ‘기본’이다. ‘기본’과 ‘원리’를 무시한 채 무조건 ‘어려운 문제’만이 전부인양 겉모습만 번지르르한 교육활동이 아닌, ‘기본’과 ‘기초’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탄탄한 교육활동을 통해 진정한 명품 인재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또한 점점 사라져가기에 아쉬운 교육활동 중 하나인 ‘독서교육’의 활성화를 위하여 칠보초등학교에서는 아낌없는 지원을 했다. 학년별 권장도서 목록을 정하여 책 한권당 약 30여권의 같은 도서를 구입하여 1년동안 아침자습 시간마다 이를 학급별로 돌려 읽었다. 도서목록을 알려주고 개인적으로 책을 찾아다니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겠지만, 반 친구들과 선생님이 함께 모여 앉아 같은 시간 같은 부분을 읽고 있음에도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은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지 않은가. 더군다나 자신의 번호가 적힌 책을 골라 읽는 동안 책에 대한 애착심까지 생기는 것으로 보아 점점 꺼져가던 독서의 불씨가 다시 타오를 수 있겠다는 희망도 생기게 되었다. 특히 학기말에 실시되는 학년별 ‘독서 골든벨’ 활동은 아이들의 기억 속에 행복하게 남아 있다. 학년 전체가 넓은 강당에 앉아 화이트보드에 자신의 생각을 펼치면서 마치 내가 TV속 골든벨 최후의 1인이라도 되는 양 우쭐한 느낌도 들었다고 한다. 실제 주어진 40문제를 모두 맞추고 골든벨을 울린 4학년 학생의 모습은 6학년 언니오빠들에게도 귀감이 되었다.



칠보초등학교에서는 주고받는 인사말에서도 남다른 “행복”이 느껴진다. 작년에 처음 이 학교에 부임하신 어느 선생님 한 분이 그러셨다. “학교 인사말이 너무 독특해서, 길 가다가 만난 학생들이 저에게 인사를 하면 시선이 집중되요. 그렇다면 칠보초등학교의 인사말은 무엇일까? 이목을 집중시키는 그 인사말은 바로 “효도하겠습니다”이다.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이 이제는 정말 안녕한지의 여부를 떠나 맹목적인 인사말이 되어버린 현실을 고려하였을 뿐더러 우리 것의 예절, 전통인 효를 살리기 위해서 이 인사말을 도입하였다고 한다. 학생들이 본인의 입으로 고백한 ‘효도’라는 말에는 힘이 있다. 달콤한 사탕으로 아이들의 생활태도를 달래는 것보다 ‘네가 효도한다고 했던 인사말 기억하니?’와 같이 정곡을 찌르는 한 마디가 학생들로 하여금 태도의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칠보 상벌점제인 “GY (Green&Yellow) card" 제도 또한 바람직한 덕성을 길러주는 데 든든한 몫을 하고 있다. 행여 기대가 덜한 6학년 학생들임에도 Green Card를 모으는 재미 때문이라도 봉사를 하는 모습은 이를 지켜보는 교직원과 다른 친구들에게 소소한 ”행복“을 주고 있다.

2011년 칠보 학생들이 순수하면서도 소박한 '행복'을 간직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추억은 바로 '칠보 합창단' 의 창립과 연관이 깊다. 자극적이고 심히 흥겨운 요즈음의 가요 덕분에 아이들의 입에서 동요가 사라졌다. 이를 우려한 칠보초등학교는 기존에는 없었던 ‘합창단’을 창립하여 아이들에게 동심을 노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샛노란 합창복, 발그레한 볼 터치한 얼굴로 하나 된 소리를 만들어내는 칠보 합창단은 그 시작과 동시에 기대하지도 않았던 ‘수원 초등합창대회 우수상’을 수상했다. 합창대회를 끝내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간식거리를 먹으면서 아이들이 했던 말. “더 잘할 수 있었는데…. 근데 재밌다. 다음에 또 합창부 하자” 이 한 마디에 지도교사의 마음에는 왠지 모를 뿌듯함이 밀려왔다고 하였다. 음악의 힘은 실로 대단하다. 6학년 학생이 음악시간에 교실에서 춤을 추면서 교과서 제재곡을 부르는 모습을 상상이나 해 봤는가? 멋진 화음이 아닌 그들의 어설프지만 열정적인 몸짓에 행복의 눈물을 삼켰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칠보초등학교 학생들의 예능적 끼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교원과 학생들의 과중한 학교 활동을 줄이기 위해 운동회와 학예회를 격년으로 실시하여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1년은 학예회의 해였다. 자신의 끼를 발산할 무대가 없어 때론 지루함을 느끼는 아이들에게 학급 학예회에 이어서 종합 학예회까지 연속 두 번의 기회는 그들의 꿈에 날개를 달아 줄 충분한 원동력이 되었다. 합창, 기악,연극, 댄스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일 수 있었던 자유분방한 무대 위에서 아이들은 진심으로 행복해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칠보초등학교가 행복한 이유는, 학부모 역시 그 행복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칠보초등학교 학부모회의 구성은 여느 타 학교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독서 동아리회’(회장 윤연희), ‘마미캅’(회장 김옥선),‘녹색 어머니회’(회장 한순주) 그리고 ‘아빠랑 놀자’(회장 김복일) 이렇게 4가지 모임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그 열정만큼은 감히 자랑하고 싶다. 매주 수요일 저학년 교실에 직접 찾아오셔서 구연 동화 형식으로 실감나게 책을 읽어주시는 ‘독서 동아리회’ 어머님들. 아이들의 교통 안전 사고 예방을 위해 두 세 걸음 밖에 안 되는 횡단보도까지도 손수 봉사해주시는 ‘녹색 어머니회’ 와 ‘마미캅’ 어머님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정과 학교가 건강해야 사회가 건강하다는 일념으로 바쁜 와중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아이들과 놀아주시는 '아빠랑 놀자' 의 아빠들. 그 순수한 의도와 열정이 현 시대가 요구하는 대안과 맞물렸는지 현재 EBS와 연계하여 그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칠보초등학교 학부모님들이 몸소 보여주신 사랑의 ‘행복’이 이젠 방송을 타고 전국으로 퍼져나갈 수 있는 기회라도 생긴 것일까? 그 결과 칠보초등학교 학부모회의 '아빠랑 놀자' 프로그램은 우수사례로 교과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학부모 평생교육의 일환으로, 2011년도 4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효과적인 부모역할' 이라는 주제로 저명한 강사들의 강의와 조언을 들어볼 수 있는 연수의 장을 마련함으로써 자녀양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고충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내 자녀를 위해서라도 꼭 ‘개근’을 하고 말겠다던 약 20여명의 어머님들의 열정도 행복했던 기억으로 떠오르곤 한다.


그러나 칠보초등학교 역시 타 학교가 가진 고충들로 고민할 때가 많다. 그렇지만 다소 부족한 환경 가운데 학생들 마음 하나하나에 심어주고 싶었던 그 행복감. 성취감. 아이들 역시 이를 느끼고 간직하였으면 좋겠다는 기대 하나로도 충분히 힘이 생긴다고 한다. 아직도 혹 행복의 씨앗이 싹을 틔우지 못해 발을 동동 굴리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오늘도 칠보초등학교는 최선을 다해 파이팅을 외친다. 칠보 어린이~ 화이팅!!


김지현 칠보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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