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교장 선생님과의 소중한 만남. 장소는 우리들에게 너무 익숙한 교실이었다. 사춘기에 슬슬 접어들 6학년 학생들에게 꿈을 실어주고 고운 마음씨와 고운 말의 사용을 격려하고자 먼저 이 만남을 제안하신 것이었다. 전교생과 만남의 시간을 가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현실상 힘들기에 6학년이 그 혜택이 주어졌다.

교장선생님의 훈화말씀에는 알 수 없는 묘한 힘이 실려 있었다. 주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다. 좋은 말을 들은 식물과 나쁜 말을 들은 식물의 생장 상태를 비교한 실험 동영상을 통해 ‘말의 힘’을 느껴보기, 그리고 현명한 삶을 살려면 인생을 준비해야 하는데, 초등학교 6학년으로서는 과연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에 관한 내용이었다.
아이들이 흥미로워할만한 동영상도 준비하시고, 행여 재생이 안 될 상황까지 고려하셔서 코덱이나 다른 대안을 마련하시는 등 그 과정도 철저하셨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교장선생님과의 시간. 아이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이 시간이 신선하였고, 상황 자체가 동기유발이 되었다. 한 마디라도 놓칠세라 숨죽은 듯이 고요한 시간 가운데 교장 선생님의 격려의 목소리는 복도에까지 울려 퍼졌고, 옆 교실에서도 그 진심이 전해지는지 고요한 가운데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하였다.

아이들과 동떨어져 학교를 경영하는 관리자의 마인드보다는 아이들의 편안한 학교생활을 위해 한 번 더 고민하는 교사의 마인드를 더 우선시하는 모습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아이들이 무언가에 많이 눌려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정서적으로 조금 안정할 수 있는 활동을 많이 해야 할 듯합니다. 아침 독서 시간에 조용한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는 것은 어떨까요?” 학교생활 속에서의 학생들의 평안과 정서적 안정을 해결해보고자 방법적인 대안까지 마련하신 것이다. 조만간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고요한 가운데 책장을 넘기는 교양 있는 칠보인들의 모습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