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우의 날 행사는 아침 8시 40분부터 교장선생님의 재미있고 유익한 훈화말씀으로 시작되었다. ‘맨발의 기봉이’ ‘포레스트 검프’ 두 영화의 장면들을 직접 보여주시면서, 장애우들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이야기해주셨다. 평소에 도움반 친구들에게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계셨던 권경숙 교감 선생님께서는 각 학년의 교실을 순시하시면서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아이들의 태도를 칭찬하고, 격려하셨다.
1교시에는 '대한민국 1교시-학교 가는 길'이라는 동영상을 시청하였다. 몸이 불편한 아이들이지만 감히 손쉽게 해낼 수 없는 라디오 동화를 멋지게 완성해 나가는 내용이었다. 관련 대사뿐 아니라, 다양한 음향 효과까지 스스로 해내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2교시에는 이에 따른 감상 후 활동을 하였다. 쥐 죽은 듯 조용한 가운데 연필이 종이 위를 슥슥 지나가는 소리만이 교실을 울렸다. 행여 친구들과 잡담하는 사이에 장애우들을 향한 진심이 증발해버리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그들의 입술을 닫아버린 것이었다. 활동 내내 한숨을 푹푹 쉬거나, 자신의 머리를 콩콩 때리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간의 소소하게 잘못했던 행동들이 하나하나 떠오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제부터 잘하면 되는 거야”라고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선생님의 마음은 따뜻할 따름이다.

주어진 신체적 정신적 조건이 다른 사람들을 가끔은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서로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르기’ 때문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한 번의 활동으로 칠보초 전교생이 이를 깨달았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도움반 친구들을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졌다. 견제의 눈빛이 아닌 사랑과 배려의 눈빛은 서로의 마음속에 우뚝 솟아있던 얼음의 벽을 순식간에 녹여버렸을 것이다. 전국에서는 무수히 많은 벚꽃이 만발하여 축제를 통해 그들의 멋을 뽐내고 있지만, 아무래도 가장 예쁜 벚꽃은 칠보초 학생들의 가슴 속에 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