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왜 수학여행지는 항상 경주인가요?” 한 반에 2~3명씩은 꼭 하는 질문이다.
"경주는 지붕이 없는 박물관이라고도 불릴 만큼 수 없이 많은 문화유적들이 많은 곳이란다." 우리가 왜 경주를 가야만 하는지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논리적으로 설명을 해 주시는 분도 계셨다.
“그러게 말이다. 너희들은 좀 더 특별한 곳을 가고 싶었을 텐데 아쉽겠구나. 선생님도 왜 경주를 가는지 잘 모르겠네. 너희들이 2박 3일을 보내면서 우리가 왜 경주를 가는지 알려줄래? 선생님도 정말 궁금하구나.” 아이들의 어린 마음을 충분히 공감해 주시면서 그들로 하여금 경주행 수학여행의 묘미를 발견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 주시는 선생님도 계셨다.
“아이들이 수학여행지에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한 상태에서 논리적으로만 설명한다면 담임선생님에게조차 2박 3일 동안 마음을 닫을 것 같더라고요. 일단 아이들의 마음을 공감해주면서 선생님과 아이들이 먼저 하나가 된다면, 아이들은 충분히 경주의 멋, 10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신라의 멋을 스스로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김선주 선생님(6-1)께서는 웃으면서 말씀을 전했다.

아니나 다를까. 교관 선생님들의 설명도 열심히 듣고, 준비된 학습지와 열심히 공부하던 아이들은 돌아오는 차안에서 하나같이 말했다. “정말 배운 것이 많았어요. 이제는 ”닦을 修, 배울 學“ 여행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2박 3일 너무 짧아요. 3박 4일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2박 3일 동안 아이들은 한층 더 성숙해 있었다. 부모님의 소중함도 느끼고, 친구들과의 인간적인 교감도 충분했다. 경주, 신라의 역사와도 한층 더 가까워지면서 역사의식도 한껏 고취되고 공공장소에서의 질서의식도 길러졌더라. “ ‘수학’여행은 꼭 ‘수확’여행 같아. 그치?” 돌아오는 휴게소에서 한 아이가 지나가면서 한 말. 매 년 수학여행을 다녔던 교사인 나조차도 그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는 소중한 메시지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