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제언> `하는'대로 되는 교육

2002.04.15 00:00:00

교육위원으로서 일선 교원들과 만나는 기회가 자주 있다. 자리를 함께 할 때마다 나누는 이야기는 주로 교육문제에 관한 것 일 수밖에 없다. 오고 가는 이야기는 교육을 우려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특히 정부에서 추진하는 교육개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매우 심각한 수준에 있음을 늘 피부로 느끼고 있다. 그런데 참으로 오래간만에 희망찬 이야기를 듣는 기회가 있었다.

3월초 아산시내에 근무하는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의장님, 초등학교 1학년 꼬마가 저보고 착하다고 하던데요?"라는 말을 들었다. 그 소릴 듣고 껄껄 웃으면서 "왜 착하다고 하던가요?"물으니 교장 선생님이 전하는 꼬마의 대답이 `교장 선생님이 스스로 쓰레기를 주우니까요'라고 하더라는 내용이었다. 나는 다시 교장 선생님께 "교장 선생님은 자주 쓰레기를 줍나요?"하며 쳐다보니 "줍지요. 제가 안 하면 누가 하나요?"하며 웃으셨다. 교장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새삼 그 교장 선생님을 우러러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예로부터 훌륭한 스승상은 학생에게 말로 명령해 시키는 선생님이 아니라 모범을 보여 감동을 주는 선생님이라고 했다. 다시 말하면 학생교육은 `하라'는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이 `하는'대로 된다는 것이다. 학생교육이 말로 `하라'는대로 된다면 그것은 참으로 쉬운 일이다. `하라'는대로 되기보다는 `하는'대로 되기 때문에 교육이 어려운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교육자에게는 스승으로서의 사명감과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교장 선생님은 착해요.'라고 어린이의 마음에 각인됐으니 그 어린이는 교장 선생님의 말씀과 행동을 따르게 될 것이고, 그 학교 교육은 성공할 것이라고 나는 굳게 믿는다.

요즈음 교실이 무너지고 학교가 붕괴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는 전염병이 돌 때 `전염병이 발생했다. 큰일났다!'고 외치기 전에 전염병의 발생 요인을 찾아내어 치료하기에 전념한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정신적 생명을 다루는 교육자는 `교실이 무너진다, 학교가 붕괴되어 가고 있다'라고 개탄하기 전에 그 원인을 찾아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 해결책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학생을 맡아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의 사랑과 열정에 있다고 본다.

선생님의 사랑과 열정, 전문성은 학교교육의 제반 문제를 해결하는 첩경이다. 지금은 학년초다. 선생님의 숭고한 사명감과 교육애로 `우리 선생님은 훌륭한 선생님'으로 학생들의 마음에 자리잡기를 기원한다.
손성래 충남교육위원회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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