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이야기> 천국의 아이들

2001.11.05 00:00:00

째깍! 째깍! 정각 오후 6시 일선당 서점. 친구를 만나는 것도 남자 친구를 만나는 것도 아니다. 오늘 우리가 만날 사람은 바로 초등 6학년 때의 담임선생님. 지금은 교감 선생님이 되셨지만 시간만큼 정확히 서점 입구에 서 계신 선생님. 봄맞이 개나리 인사보다도 더 환한 미소로 그간의 안녕함을 물으셨다.

조금 무례할지도 모르는 약속장소를 괜찮다 하시며 반기는 모습에 우리는 영락없는 초등생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오늘 선생님과 만난 것은 함께 영화를 보기 위해서다. 선생님과 허물없는 만남이 시작된 것은 다 인터넷 동문 찾기 싸이트 덕분. 그해 겨울, 몇몇 동창들이 선생님을 모시고 기쁨의 자리를 함께 했다.

그리고 오늘. `선생님과 이 영화는 꼭 같이 봐야 한다'는 한 아줌마의 소원 아닌 소원으로 우리는 선생님과 영화관에 함께 앉았다. `천국의 아이들' 울다가 웃으면 어떻게 된다는 옛말도 잊은 채, 흐르는 눈물과 참을 수 없는 웃음에 정신이 없었다. 남매의 우애가 무척 아름답고 눈물겨운 감동적인 영화였다. 이란의 초등교 생활을 엿보는 동시에 우리와 다르지 않은 그네들의 정서에 선생님과 우리는 흠뻑 빠져들었다.

영화는 끝나고 우리는 선생님과의 새로운 추억을 소중하게 가슴에 담았다. 예전의 까까머리 초등생이 아닌 이제는 선생님 키만큼이나 훌쩍 커버린 어엿한 선생님의 제자로 말이다.

선생님은 영화에 대해, 그리고 우리네 인생에 대해 특유의 유머를 섞어가며 많은 얘기를 해주셨다. 그리고 선생님을 졸라 아직 한 번도 찍어보지 못하셨다는 스티커 사진도 함께 멋지게 찍었다. 우리의 모습과 선생님의 모습을 사진 속에, 마음 속에 담고 싶은 정말 행복한 가을 밤이었다.
지인숙 충북 오창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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