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관심”

2011.04.25 10:22:06

김희숙 경북대 간호대학 교수

“낮은 자존감 학생의 자살률 더 높아”
“세심한 관찰을 통한 칭찬이 해법”

최근 KAIST 대학생들의 잇단 자살로 자살 문제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다. 이러한 청소년들의 자살은 극소수의 일만은 아니다. 통계청의 ‘2010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15~24세 청소년의 사망 원인 1순위가 ‘자살’(13.5%)로 꼽힐 정도다. 청소년들의 자살을 막기 위한 방법은 없을까? 최근 대구시교육청과 교과부의 지원으로 ‘학교 및 교육기관에서의 학생 자살 위기 관리 프로토콜’을 연구 개발한 김희숙 경북대 간호대학 교수(구미시정신보건센터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자꾸만 늘어나는 청소년 자살의 원인이 있을까요.

“청소년 자살은 한 가지 원인보다는 다양한 스트레스성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게 됩니다. 그 중에서도 자아가 형성되는 청소년기에는 개인의 자존감이 가장 큰 이유라 할 수 있죠. 얼마 전 대구에서 실수로 친구를 다치게 한 학생이 보건 교사의 꾸지람을 듣고 자살한 일이 있었어요. 이럴 경우 보통 교사에게 화살을 돌리는데 저는 학생의 자존감 부재가 더 큰 원인이라고 봅니다. 낮은 자존감을 또 한번 다친 학생들이 야단을 맞은 후 순간적으로 자살을 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소년들이 자살을 생각할 때 사전에 징후를 보이기도 하나요.

“자살하려는 청소년은 대부분 주변에 여러 가지 경고 신호를 보냅니다. 이러한 경고는 자살의 신호이자 도움 요청의 신호이기도 합니다. 일상적으로 넘겨버리기 쉽지만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면 충분히 사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약을 모으거나 일기, 문자 메시지로 어려움을 토로하는 등의 행동을 보인다면 세심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또 갑작스런 행동의 변화, 식사나 수면 변화 등 간접적인 경우로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선생님이 이러한 징후를 발견하게 됐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자살 징후가 보인다면 학생에게 먼저 다가가 관심을 가져 주세요. 학생과 대화하면서 현재 심리 상태를 파악하고 학생 스스로도 위기 상태를 표출하면서 자살 충동을 누그러뜨릴 수 있습니다. 상태가 심각한 경우에는 학부모에게 알리고 전문가의 치료를 유도해야 합니다.”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자살을 막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관심’입니다. 프로토콜을 개발하면서 조사한 결과 학업 성적이 낮고 학교 만족도가 떨어지는 학생들의 자살률이 높았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할 점은 학교 부적응 학생들의 자살률이 높다는 사실이 아니라 학생이 왜 그런 행동을 보이는지 그 이면의 배경에 관심을 가져주는 선생님들의 혜안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앞서 자존감의 부재가 자살을 촉발한다고 하셨는데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엇보다 칭찬이 중요합니다. 입에 발린 거짓 칭찬이 아니라 제대로 된 칭찬을 해야 합니다. 학생을 관찰하고 변화한 점이나 잘하는 것에 대해 칭찬을 해주세요. 똑같은 물 컵을 보고도 물이 반 컵밖에 없다고도 반 컵이나 있다고도 표현할 수도 있죠. 학생의 양면적 특성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자존감 배양과 연결됩니다.”

-마지막으로 자살 예방을 위해 하고 싶은 말씀은.

“저는 자살에 관한 강의를 할 때 항상 자살 상담은 누구나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상담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말에 관심을 갖고 들어주는 것이거든요. 특별한 자격증을 갖춘 전문가의 상담이 아니라 가까이 있는 사람과의 진솔한 대화가 청소년들의 자살률을 줄이고 우리 사회를 정신적으로 더 건강한 곳으로 만들어줄 것이라 확신합니다. 해답은 전문가로부터가 아니라 대화를 통해 스스로 깨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생 자살 위기 관리 프로토콜’은 교과부 학생건강정보센터(www.schoolhealth.kr)에서 이용할 수 있다.
허지은 vermeer@kfta.or.kr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강주호 | 편집인 : 김동석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