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지난해 쓰나미 피해를 당한 스리랑카 어린이들에게 정성어린 구호품과 격려 편지를 전달하기로 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부산 사하구 감천동 옥천초등학교 학생 1천800여명은 17일 오전 집에서 가져온 옷가지들을 학교 운동장에 서너 점씩 내놓기 시작했다. 학생들이 고사리손으로 내놓은 것은 자신이 입던 반소매 티셔츠와 반바지 등 여름 옷들.
아이들은 비록 새옷은 아니지만 엄마와 함께 깨끗하게 빨고 정성스럽게 다림질을 한 뒤 학교에 가져왔다. 이렇게 모인 옷가지만 수천점이 넘었다.
옷가지를 쌓아둔 박스 옆에는 다른 생필품과 학용품이 수북이 쌓였다. 타월과 신발, 책가방, 연필, 공책, 크레파스 등 정성스럽게 모은 구호품들이 줄을 이었다.
초등생들이 이런 구호품을 학교에 가져오게 된 것은 지난주 학교에 전시됐던 스리랑카 어린이들의 글과 그림을 보고 작은 도움이나마 주려고 마음을 먹었기 때문.
스리랑카 어린이들을 돕고 있는 부산 소망성결교회 원승재 목사가 학교에 쓰나미 피해를 담은 스리랑카 어린이들의 글.그림 전시를 의뢰했고 학교측이 흔쾌히 받아들였다.
교사와 학생들은 스리랑카 어린이들이 쓰고 그린 작품과 피해현장을 담은 영상물을 보고 스스로 지원대열에 동참키로 결심했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 학부모들과 작은 정성을 모아 스리랑카 어린이들을 돕기로 했다"면서 "이번주 내로 전교생이 스리랑카 어린이들을 위로하는 편지도 써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 목사는 "아이들이 정성스럽게 모아준 구호품은 곧 스리랑카 어린이들에게 전달될 것"이라며 "아이들에게 소중한 사랑을 실천하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며 흐뭇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