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문화] '만약'과 '상상'이 건네는 희망

2026.10.23 13:59:15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누구나 한 번쯤 떠올려봤을 법한 상상이다.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고 해도, 때론 상상이 지금의 삶을 다시 한번 살아보게 만드는 힘을 선사한다. 이번 달에는 '만약'이라는 가정과 '상상'을 통해 희망을 이야기하는 창작뮤지컬 두 편을 소개한다.

 

 

뮤지컬 <렛미플라이> – 만약이라는 말에 담긴 희망

 

어느 날 아침 눈을 떴는데 50년이 지나 있다면? 뮤지컬 <렛미플라이>는 1969년,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던 열아홉 살 ‘남원’이 어느 날 눈을 떠보니 2020년의 일흔 살 노인이 되어 있다는 유쾌한 상상에서 출발한다. 사랑하는‘정분’에게 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남원은 낯설면서도 어딘가 익숙한 미래에서 자신이 지나온 시간과 선택을 하나씩 되짚는다.

 

작품은 시간여행이라는 판타지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적인 '오늘'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루지 못한 꿈이나 가지 않은 길보다는, 누군가와 함께 선택하고 지켜온 시간이 한 사람의 삶을 어떻게 만들어왔는지에 무게를 둔다.

작품은 2020년 트라이아웃 공연을 거쳐 2022년 초연했다.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는 작품상(400석 미만), 작곡상, 신인남우상 3개 부문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국내 공연 이후 대만에서 라이선스 공연, 오리지널 투어 공연을 비롯해 홍콩, 미국 뉴욕과 워싱턴 무대에 오르며 ‘K-뮤지컬’의 저력을 증명하기도 했다. 오는 11월에도 영국 런던에서 쇼케이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작품의 메시지에 따뜻함을 더하는 것은 음악이다. 어쿠스틱 사운드를 중심으로 R&B, 재즈, 힙합, 록 등 여러 장르를 아우른다. '패션의 리더' '미래탐사' '돌멩이' ‘Let me fly’등 분위기가 서로 다른 넘버들이 네 인물의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이번 공연에는 안재욱, 이희준, 배해선, 윤공주 등 세대를 아우르는 배우들이 참여한다. 언어와 문화권을 넘어 관객을 공감하게 만든 작품의 따뜻한 상상에 귀기울여볼 때다.

 

2026년 10월 6일~2027년 1월 3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 상상으로 꿈꾸는 희망

 

1952년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어느 날, 포로를 이송하던 배가 무인도에 표류한다. 섬에 고립된 사람은 국군 2명과 북한군 4명. 유일하게 배를 고칠 수 있는 이는 북한군 병사 류순호지만, 전쟁 후유증으로 공황 상태에 빠져 있다. 처음에는 서로 총을 겨누던 남북한의 군인들은 순호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여신'이라는 가상의 존재를 만들어낸다. 순호를 위해 이야기를 꾸며내던 병사들은 어느 순간 각자의 바람과 그리움을 ‘여신’에게 털어놓는다.

 

그 과정에서 병사들은 서로의 삶을 들여다보게 되고, 적과 아군이라는 경계를 넘어 조금씩 마음을 나누기 시작한다. 작품은 가족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 돌아가고 싶은 마음 등 전쟁 속에서 더욱 선명해지는 인간적인 마음을 그린다.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2013년 초연 이후 대학로를 대표하는 스테디셀러 창작뮤지컬로 자리매김했다. 한국뮤지컬대상 극본상 등 주요 뮤지컬 시상식에서 수상했고, 한국 뮤지컬 60주년을 기념해 백상예술대상과 한국뮤지컬협회가 선정한 ‘파워하우스 60’ 작품 20선에도 이름을 올렸다.

 

9번째 시즌을 맞는 이번 공연에는 지난 공연에 함께해온 창작진, 배우와 새롭게 합류한 배우들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다. 전쟁의 후유증으로 공황 상태에 빠진 북한군 병사 류순호 역은 김리현, 류동휘, 홍기범이 맡는다.

 

2026년 11월 24일~2027년 3월 1일

NOL 유니플렉스 1관

김은아 공연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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