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적립금이 늘어난 사립 일반대학 10곳 중 9곳이 올해 등록금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립대들이 재정난을 이유로 잇따라 등록금을 올리는 가운데 전체 누적 적립금은 10조 원에 육박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사립 일반대학의 2025년 적립금과 2026년 등록금 인상 현황을 비교·분석해 9일 공개한 결과다.
사립 일반대학 156곳의 교비회계 적립금은 2024년 9조601억 원에서 지난해 9조6278억 원으로 5676억 원(6.3%) 증가했다. 156곳 가운데 적립금이 늘어난 대학은 116곳으로 74.4%에 달했다. 적립금이 전년 수준을 유지한 대학은 9곳(5.8%), 감소한 대학은 31곳(19.9%)이었다.
적립금 증가 규모도 상당했다. 적립금이 늘어난 116곳 가운데 100억 원 이상 증가한 대학이 17곳, 50억 원 이상 100억 원 미만이 16곳이었다. 적립금이 50억 원 이상 늘어난 대학만 33곳으로 전체 증가 대학의 28.4%를 차지했다.
문제는 적립금을 늘린 대학 대부분이 올해 등록금도 올렸다는 점이다. 지난해 적립금이 증가한 116곳 가운데 104곳(89.7%)이 2026년 학부 학생 1인당 평균 등록금을 인상했다.
대학별로 보면 연세대(서울)는 적립금이 2024년 6170억 원에서 지난해 7167억 원으로 약 997억 원 늘어 증가액이 가장 컸다. 올해 학생 1인당 평균 등록금은 966만원에서 996만원으로 3.1% 인상했다.
이화여대도 적립금이 6328억 원에서 6819억 원으로 약 491억 원 늘어난 가운데 등록금을 3.2% 올렸다. 홍익대는 적립금이 8232억 원에서 8562억 원으로 약 331억 원 증가했고 등록금은 3.0% 인상했다. 서강대는 적립금이 약 250억 원 증가한 가운데 등록금을 3.1%, 가천대는 약 236억 원 늘리면서 등록금을 3.2% 올렸다.
이번 분석은 최근 대학가에서 이어지는 등록금 인상 움직임과 맞물려 주목된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는 현행 등록금 인상률 상한 규제가 대학 자율성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현행 '고등교육법'은 대학 등록금 인상률을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2배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교육부는 ‘학교법인 및 사립대학 예산 편성 및 관리 유의사항’을 통해 이월금과 적립금 비율이 높은 대학은 등록금을 전년도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백 의원은 적립금 증가와 등록금 인상이 동시에 나타난 대학이 다수 확인된 만큼 관련 지침의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백 의원은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의 적립금을 쌓으면서 재정난을 이유로 등록금을 인상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과도하게 적립금을 축적한 대학의 등록금 인상을 제한할 실효성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