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업은 학생 돌보는 시간 아니다

2026.09.07 09:10:00

초등 저학년의 돌봄 공백은 풀어야 할 과제다. 그러나 그 해법이 학생의 정규수업시간을 일률적으로 늘리는 것이어야 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한국교총이 ‘오후 3시 하교’에 반대하며 학생의 성장과 발달이라는 교육적 목적부터 따져야 한다고 지적한 이유다.

 

국회미래연구원은 우리나라 초1~2학년 수업 시간이 OECD 비교 평균보다 적고 돌봄 수요와 사교육 참여가 높다는 점 등을 확대 근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돌봄 부족 현실이 곧 정규수업을 늘려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질 수는 없다.

 

돌봄이 목적이라면 이미 구축한 돌봄·방과후 체계를 보완하고, 교육이 목적이라면 무엇을 왜 더 가르쳐야 하는지부터 답해야 한다. 돌봄 공백과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시간부터 늘리는 것은 목적과 수단이 뒤바뀐 접근이다.

 

정부가 늘봄학교를 ‘온동네 초등돌봄·교육’으로 확대·개편하는 상황에서 비슷한 목적의 정규수업 확대를 다시 꺼내는 것도 정책 간 중복과 현장 혼선을 부를 수 있다. 더욱이 교육재정 축소를 강행하면서 교원과 재정이 더 필요한 정책을 논의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다. 준비 없이 시간부터 늘리면 부담은 결국 학교와 교사에게 돌아간다.

 

무엇보다 초등 저학년에겐 충분한 놀이와 휴식이 필요하다. 학교에 오래 머문다고 교육 효과가 비례해 커지는 것도 아니다. 귀가를 원하는 학생은 가정으로, 돌봄이 필요한 학생은 돌봄체계로 연결하는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돌봄 공백도 사교육 부담도 해결해야 한다. 그렇다고 교육과정을 사회문제 해결의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국교위가 먼저 물어야 할 것은 ‘학생을 몇 시까지 학교에 둘 것인가’가 아니라 ‘저학년 학생에게 어떤 교육이 필요한가’다. 학생의 발달과 교육적 필요, 학교 여건부터 살피는 것이 순서다.

한국교육신문 jebo@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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