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산정 방식을 내국세 연동제에서 학령인구 등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바꾸기로 한 가운데 ‘학생 1인당 교부금 증가’를 교육재정의 충분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보기 어렵다는 국회입법조사처의 분석이 나왔다. 교육비는 학생 수보다 학급·학교·교직원 수 등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학령인구 감소를 교부금 산식에 직접 반영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일 김범주 교육문화과 입법조사관이 작성한 ‘학생 1인당 교부금’만 늘면, 교육현안 해결할 수 있나? 이슈와 논점 보고서를 발간하고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안을 분석했다.
정부는 지난달 21일 현재 내국세의 20.79%를 교부금 재원으로 하는 연동 방식을 폐지하고 전년도 교부금에 최근 3년간 연평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의 35%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학령인구 1인당 교부금은 2026년 1330만원에서 2030년 1950만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관련 법률안은 3일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보고서는 학생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는 교부금 총액이 유지되기만 해도 1인당 금액이 자연스럽게 증가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보고서는 “이를 개편 후에도 지원 규모는 줄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 지표로 활용하려면 최소한 교육비 산정의 기본 단위가 ‘학생 수’라는 전제를 입증해야 할 것”이라며 학생 수를 기준으로 한 교육비 논리부터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 학교 교육비는 학생 수와 단순 비례하지 않는다는 게 보고서의 핵심 분석이다. 교육은 학생 개인이 아닌 학급과 학교 단위로 이뤄지고 교직원과 시설에서 기본적인 비용이 발생한다. 2016~2025년 초·중·고 학생은 87만명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학교는 308교, 교원은 9000명 증가했다. 지난 10년간 교육비 총량을 좌우한 변수가 학생 수만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도 학생 수 중심의 재정 배분에 따른 문제가 나타났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는 학생 이탈로 교육구 수입이 감소했지만 고정비용은 그만큼 줄지 않아 남은 학생의 교육여건이 악화됐다. 핀란드에서는 학생 수를 기준으로 교육비를 배분하면서 농어촌 소규모 학교가 1991년 2084교에서 2010년 722교로 줄었고 최근 이를 보완하기 위한 국가보조금이 도입됐다.
인건비 부담도 변수다. 교직원 등의 인건비는 2021년 46조3000억원에서 2025년 56조4000억원으로 연평균 2조5000억원 증가했다. 이 추세가 유지되면 개편안에 따른 교부금 총액의 연평균 증가분 약 4조3000억원 가운데 60%가량이 소요된다. 김 조사관은 “1인당 교부금이 명목상 늘어나더라도 교육활동에 투입될 실질 여력은 감소하거나 정체할 수 있다”며 “학생 1인당 교부금은 명목상 투입 단가일 뿐 실제 교육비 수요를 반영할 수 있는 지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제시한 1인당 교부금 연평균 증가율 10.1%도 따져봐야 한다고 봤다. 보고서 분석 결과 교부금 총액 증가 효과는 5.2%포인트인 반면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산술적 효과가 4.4%포인트를 차지했다. 학생 수 감소로 1인당 금액이 늘어나는 부분까지 재정 여력 확대처럼 해석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새 산식에서 학령인구 변화율을 35% 반영하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2026년도 보통교부금 기준재정수요액 82조6066억원 가운데 순수하게 학생 수를 측정단위로 하는 항목은 7조2587억원으로 8.8%에 그쳤다.
반면 교직원 인건비는 63.3%로 교직원 수에 따라 결정된다. 보고서는 “인건비 60%를 제외한 나머지 세출의 40%가 학생 수에 비례한다는 전제도, 이를 35%로 조정한 합리적인 근거도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며 학령인구 변화율의 산식 반영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국회 심사 과정에서는 정부가 현행 방식과 개편안에 따른 교부금 전망과 재원 절감 규모, 영유아·고등·평생교육으로 이전되는 재원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교육부도 학생 수뿐 아니라 학급·학교·교직원 수와 물가·임금 전망 등을 토대로 실제 교육재정 수요와 개편 영향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조사관은 학령인구 변화율 대신 학급·교원 수와 임금 상승률, 표준교육비 추계 등 교육여건 변화를 토대로 보정률을 정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김 조사관은 “교육당국은 국회의 심사 과정에서 ‘근거’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출해야 한다”며 충분한 이해관계자 협의와 국회 심사를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