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떠나도 교육을 떠나지 않는다”

2026.09.01 15:33:15

국민스승연구회 창립 협의 모임 열려
교육 경험과 삶의 지혜를 사회에 돌려주다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를 걱정하는 원로 교육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오랜 교육 경험과 삶의 지혜를 바탕으로 은퇴 이후에도 사회와 다음 세대를 위해 봉사하는 ‘국민스승’의 길을 함께 모색하기 위해서다.

 

국민스승연구회 창단을 위한 협의 모임이 8월 30일 오후 경기 성남시 모란역 인근에서 열렸다. 이날 모임에는 조성윤 전 경기도교육감, 전근배 전 경기도광주하남교육지원청 교육장, 이세재 전 청북초 교장, 이점영 전 중앙대학교사범대학부설초 교장, 이영관 한국교육신문 리포터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먼저 각자의 교육 및 사회활동 경험을 소개한 뒤, 전근배 전 교육장이 준비한 PPT 자료 ‘남은 내 인생, 국민스승으로 삽시다’를 중심으로 국민스승연구회의 창립 취지와 향후 활동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제시된 ‘국민스승’은 단순히 오랫동안 교직에 몸담았던 퇴직 교원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학교를 떠난 뒤에도, 교육자 출신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살아오며 쌓은 경험과 지혜를 청소년과 가정, 지역사회에 나누고 실천하는 ‘국민의 어른’을 지향한다.

 

전근배 전 교육장은 준비한 자료를 통해 우리 사회가 경제와 산업,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발전을 이루었지만, 한편으로는 청소년 폭력과 범죄, 부모와 스승에 대한 존경심 약화, 준법의식 부족, 세대 간 갈등 등 다양한 사회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학교 교육만의 힘으로만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퇴직 교원과 공직자, 기업인, 지역사회 지도자 등 경험과 덕망을 갖춘 시민들이 사회교육의 주체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 전 교육장은 국민스승연구회의 성격을 한마디로 “경험과 덕망을 갖춘 퇴직 교원과 사회 원로들이 은퇴 이후에도 국민의 스승으로서 청소년·가정·지역사회의 인성교육과 준법·봉사·애국 실천을 이끌어 가자는 국민정신 실천운동”이라고 설명했다.

 

자료에는 국민스승이 필요한 이유에서부터 ‘교사와 스승의 차이’, 국민스승의 역할과 실천 방향, 교육과 인증 제도, 조직 구성과 사업 추진 단계 등이 폭넓게 담겼다. 특히 국민스승의 역할은 단순한 강의나 교육활동에 머물지 않는다. 청소년과 시민을 대상으로 한 인성교육, 준법의식 확산, 부모와 스승에 대한 존중문화 조성, 지역사회 봉사와 돌봄 등 생활 속에서 먼저 실천하고 모범을 보이는 것이 핵심이다. 자료는 국민스승을 “말로만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먼저 실천하고 모범을 보이는 국민의 어른”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영관 한국교육신문 리포터도 이날 국민스승의 개념과 방향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 리포터는 국민스승에게 필요한 정신으로 ▲교육적 양심 ▲평생학습의 자세 ▲봉사정신 ▲균형 잡힌 시각 ▲모범을 제시하며, 국민스승연구회가 단순히 경력이나 직위를 내세우는 조직이 아니라 ‘품격과 실천’을 요구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민스승이란 학교를 떠났어도 교육을 떠나지 않고, 자신의 경험과 지혜를 국민과 다음 세대를 위해 나누는 교육 실천자”라는 방향을 제안하며, 국민스승연구회가 과거 교육을 그리워하는 모임이 아니라 과거의 경험을 오늘과 미래의 교육에 연결하는 연구·실천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참석자들은 향후 국민스승연구회가 교육의 신뢰 회복과 인성교육의 생활화, 세대 간 소통, 교육 경험의 사회 환원 등을 주요 방향으로 삼아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구체적인 활동으로는 교육 현안을 주제로 한 ‘국민스승 교육현안 포럼’, 노인대학과 평생학습기관, 지역사회 등을 찾아가는 ‘국민스승 특강’, 청소년과 청년을 위한 멘토 활동, 아름다운 사제(師弟) 이야기를 발굴하는 기록사업 등이 제안됐다.

 

연구회의 출발은 몇 사람의 새로운 모임을 만드는 데 그 의미가 있지 않다. 평생 교육에 몸담아 온 사람들이 은퇴를 ‘교육의 끝’으로 생각하지 않고, 자신들의 경험과 지혜를 다시 사회에 돌려주자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교육현장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교육환경이 달라졌고, 학생과 학부모, 교사의 관계도 새로운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이런 시대일수록 과거의 경험만을 앞세우기보다는 변화하는 현실을 배우고 젊은 세대와 소통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이날 협의 모임에서 제기된 ‘국민스승’의 모습은 권위적인 지도자가 아니라 경험을 나누고, 갈등을 줄이며, 세대를 이어주는 교육공동체의 어른에 가깝다.

 

“학교를 떠났어도 교육을 떠나지 않는 사람.” 국민스승을 표현하는 이 한 문장이 이날 모임의 취지를 가장 잘 보여준다. 국민스승연구회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조직되고 어떤 실천을 이어갈지는 더 논의해야 할 과제다. 그러나 이날 시작된 작은 협의 모임은 교육을 걱정하는 원로들이 비판에 머무르지 않고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출발이었다.

 

비판보다 대안을, 갈등보다 소통을, 과거의 자랑보다 미래를 위한 실천을 선택하자는 국민스승연구회의 정신이 앞으로 교육 현장과 지역사회에서 어떤 모습으로 꽃피울지 기대해 본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yyg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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