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 소진, 행정업무 부담 영향 가장 커

2026.08.20 21:07:07

학생·학부모 관계 부담도 소진 높여
협력적 학교풍토는 소진 완화 효과

초등교사의 소진에는 수업 자체보다 행정업무와 학생·학부모 관계 등 수업 외 부담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의 적응 문제로 접근하기보다 교사가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직무를 재구조화하고 학교 차원의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서은선 서울교대 박사과정과 임효진 서울교대 교수는 한국교육학회 학술지 ‘교육학연구’ 제64권 제2호에 게재한 논문 ‘초등교사의 소진을 예측하는 개인 및 학교 특성’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구진은 ‘교원 및 교직 환경 국제비교 조사(TALIS 2024)’에 참여한 전국 184개 초등학교 교사 3124명의 자료를 위계선형모형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개인 수준에서 소진을 가장 강하게 예측한 요인은 행정업무 부담이었다. 행정업무 부담의 회귀계수는 0.312로 학생·학부모 관계 업무 부담 0.271, 수업방해 정도 0.126, 수업업무 부담 0.082보다 컸다.

 

 

같은 학교에서 다른 조건이 같을 경우 행정업무 부담이 평균보다 1점 높은 교사는 소진 수준이 약 0.3점 높은 것으로 해석됐다. 행정업무와 민원 대응 등이 수업 준비와 학생지도 같은 핵심 업무를 방해하면서 소진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단순한 업무 감축을 넘어 교사가 실제 체감할 수준의 경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수업방해도 개인과 학교 두 수준에서 모두 소진과 관련됐다. 개별 교사가 수업방해를 많이 경험할수록 소진이 높았고 학교 전체적으로 수업에 집중하기 어려운 풍토가 강할수록 소진도 높아졌다. 학교 수준 수업방해풍토의 회귀계수는 0.453으로 학교 변인 가운데 가장 컸다. 조직변화 피로감도 소진을 높이는 요인으로 확인됐다.

 

반면 협력적 학교풍토는 소진을 낮추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협력적 학교풍토가 전체 평균보다 1점 높은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는 소진 수준이 약 0.3점 낮았다. 연구진은 동료 간 신뢰와 의사소통, 정보 공유가 직무로 인한 에너지 고갈을 완충하는 자원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했다. 다만 협력이 잦은 회의나 공동업무 증가로 이어질 경우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개인 자원에서는 교직열정이 높을수록 소진이 낮았다. 반면 학생공감능력은 예상과 달리 소진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타났다. 학생과 밀접하게 상호작용하고 돌봄까지 담당하는 초등교사의 특성상 높은 공감능력이 관계 형성에 도움이 되는 동시에 지속적인 감정 소모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물질적·제도적 보상과 학생·학부모의 인정, 교직의 사회적 위상도 모두 소진을 낮추는 방향으로 나타났다. 반면 교수효능감과 학교장의 변혁적 리더십, 취약계층·저성취 학생 비율은 유의한 예측력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교사 소진 분산의 4.2%가 학교 간 차이에서 비롯된 점에도 주목했다. 개인 요인의 영향이 더 크더라도 학교 조직 특성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소진을 교사 개인의 적응 문제로만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에 초등교사의 직무를 수업 중심으로 재조정하고 수업방해 행동에 대한 학교 차원의 일관된 개입 체계와 교사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과도한 감정노동을 줄이고 합리적 보상과 사회적 존중을 확대하며 동료 간 신뢰와 지원이 작동하는 협력적 학교문화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백승호 기자 10004ok@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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