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대학 졸업생 절반 ‘A학점’… 인플레 심화

2026.10.06 09:49:19

국회 교욱위 서범수 의원 분석
70점 미만 0.2% 사실상 소멸

 

전국 4년제 대학 졸업생의 절반 이상이 통상 A학점에 해당하는 90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95점 이상 최상위 성적 졸업자는 5년 사이 1.8배로 늘었고, 70점 미만 졸업자는 1000명 중 2명꼴로 사실상 사라졌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울산 울주군)은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4년제 대학 졸업생 졸업성적 분포' 자료 분석 결과 이와 같이 나왔다고 6일 밝혔다. 2022~2026년 대학알리미 공시를 바탕으로 전국 212~213개 4년제 대학의 2021~2025년 졸업자 약 157만 명 집계다.

 

졸업생의 백분율 점수 평균은 2021년 88.19점에서 2025년 89.45점으로 5년 연속 올랐다. 90점 이상 졸업자 비율은 44.0%에서 53.4%로 높아져 2023년부터 과반을 넘겼다. 95점 이상 비율은 9.9%에서 18.1%로 2배 가까이 올랐다.

 

80점 미만 졸업자는 5%대에, 70점 미만은 0.2% 수준에서 큰 변화가 없다.

 

5년간 백분율 점수 평균 상승 대학은 161곳, 하락 대학은 48곳이다. 졸업생 평균 90점 이상 대학은 2021년 30곳에서 2025년 67곳으로 2배 넘게 늘었다. 졸업생 과반 90점 이상인 대학도 55곳에서 106곳으로 늘어 전체의 절반에 이르렀다. 이는국립(88.41→89.45점), 사립(88.01→89.33점), 국립대법인(91.51→92.39점) 등 설립 유형을 가리지 않았다.

 

주요 대학에서 상승 폭이 더 가팔랐다. 경희대·고려대·서강대·서울대·서울시립대·성균관대·연세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 등 10개 대학 졸업자를 합산하면 백분율 점수 평균은 2021년 90.13점에서 2025년 92.11점으로 올랐다. 90점 이상 비율은 59.5%에서 72.3%로, 95점 이상 비율은 16.9%에서 34.7%로 5년 만에 2배로 상승했다. 전국 평균 상승 폭(95점 이상 9.9%→18.1%)보다 크다.

 

대학별 2025년 졸업자의 90점 이상 비율은 경희대 68.7%, 고려대 83.4%, 서강대 66.8%, 서울대 80.3%, 서울시립대 66.5%, 성균관대 79.0%, 연세대 80.6%, 중앙대 64.3%, 한국외대 57.7%, 한양대 67.5%였다.

 

95점 이상 비율은 경희대 33.0%, 고려대 46.6%, 서강대 28.3%, 서울대 42.3%, 서울시립대 20.1%, 성균관대 37.0%, 연세대 50.0%, 중앙대 30.0%, 한국외대 16.1%, 한양대 27.8%다.

 

5년간 90점 이상 비율 상승 폭은 성균관대 25.6%포인트(p), 고려대 22.1%p, 경희대 16.2%p 순이다. 경희대는 95점 이상 비율이 7.9%에서 33.0%로 4배로 상승했다. 이들 10곳 중 90점 이상 비율 하락 대학은 한국외대(62.0%→57.7%)뿐이다.

 

거점국립대 안에서도 편차가 컸다. 전남대는 90점 이상 비율이 32.4%에서 59.4%로 5년 만에 27.0%p 올랐고, 2025년에만 21.5%p가 뛰었다. 경상국립대(46.0%→57.3%), 충남대(49.9%→60.1%), 전북대(46.0%→58.1%)도 10%p 넘게 올랐다. 경북대(47.2%→49.8%), 충북대(45.3%→46.8%)는 거의 그대로였고, 제주대(48.7%→46.5%)는 내려갔다.

 

지역 간 격차도 확인됐다. 서울 소재 대학 졸업생의 67.0%가 90점 이상인 반면 경북은 39.8%, 전남·광주는 42.2%에 그쳤다. 울산은 48.3%였다. 성적표만으로는 학생의 상대적 위치를 알 수 없게 됐다는 지적이다.

 

서 의원은 “졸업생 열 명 중 일곱이 A학점을 받는 성적표는 더 이상 학생의 성취를 보여주지 못한다”며 “같은 90점이 대학마다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데도 기업과 대학원은 이를 구분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성적 평가를 대학 자율에만 맡겨 둔 결과 학점 인플레가 전국으로 번졌고, 교육부는 평점 공시 항목까지 없애 실태를 가렸다”면서 “교육부가 대학 성적 평가의 운영 원칙과 공시 기준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대학별 성적 분포를 누구나 비교할 수 있도록 공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병규 기자 bk23@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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