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에서 학생들이 과목을 선택할 때 진로뿐 아니라 대입 내신 관리까지 함께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과목을 이수한 뒤 만족도에는 받은 성적과 담당 교사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돼 과목 선택권 확대와 함께 수업의 질도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9일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과목 이수 현황 종단 연구(Ⅰ)’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진은 2025학년도 고교 1학년 2603명의 실제 과목 이수 현황과 만족도, 향후 이수 희망 과목에 대한 기대도, 진로 성숙도와 진로·학업 설계 계획 등을 조사했다.
학생들은 고1 한 해 동안 평균 약 21개 과목을 이수했다. 이수한 과목에 대한 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3.80점이었다. 지역별로는 읍·면지역이 3.82점으로 가장 높았고 대도시 3.81점, 중소도시 3.76점 순이었다. 학교 규모별로는 소규모 학교가 3.83점으로 대규모 3.81점, 중규모 3.78점보다 다소 높았다.

과목별로 보면 1학기에는 통합사회1의 만족도가 3.93점으로 가장 높았다. 통합과학1과 체육1이 각각 3.89점, 공통국어1이 3.86점으로 뒤를 이었다. 2학기에는 한국사2가 3.96점으로 가장 높았고 통합사회2 3.92점, 공통국어2 3.90점, 공통영어2 3.86점 순이었다. 과목별 비교는 이수 학생이 300명 이상인 과목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눈에 띄는 부분은 학생들이 과목을 고르는 기준과 이수 후 만족도를 좌우하는 요인이 달랐다는 점이다. 추가 분석 결과 과목 선택 단계에서는 ‘진로 계획’과 ‘대입 내신 관리’를 전략적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진로에 필요한 과목인지와 함께 대입에서 받을 성적까지 따져 과목을 선택하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실제 수강 이후 만족도에는 해당 과목에서 받은 ‘성적’과 과목을 가르친 ‘교사’가 영향을 미쳤다. 고교학점제가 학생에게 다양한 과목 선택 기회를 제공하는 것만큼 선택한 과목에서 어떤 수업을 경험하도록 할 것인지도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학생 선택권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려면 과목 개설 확대와 함께 수업의 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학생들의 진로 계획은 비교적 구체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75.4%가 진로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진로 계획이 있는 학생 가운데 희망하는 직업 분야로는 ‘학교 교사’가 가장 높은 빈도를 보였다.
이번 조사는 고교학점제 도입 이후 학생들의 과목 선택과 이수 경험을 장기간 추적하기 위한 종단 연구의 첫 단계다. 향후 조사가 이어지면 학년이 올라가면서 학생들의 과목 선택이 진로와 대입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실제 이수 경험과 만족도에는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책임자인 전호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는 학생들이 실제 이수한 과목에 만족도를 평가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종단 연구를 지속해 학생들의 과목 이수 현황 데이터를 계속 추적해서 수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