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주중과 주말 수면 시점 차이가 클수록 자살생각과 계획, 시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수면 시차가 2시간 이상인 청소년에서 위험이 높게 나타나 수면시간뿐 아니라 규칙적인 생활·수면 리듬을 청소년 정신건강과 자살예방의 주요 요소로 다뤄야 한다는 제언이다.
한승준 경희대 일반대학원 의료경영학과 연구자는 최근 ‘대한보건연구’ 제52권 2호에 게재한 ‘한국 청소년의 사회적 시차가 자살 관련 행위에 미치는 영향’에서 2024년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참여한 중1~고3 학생 4만8101명을 분석했다.
연구가 주목한 ‘사회적 시차(Social Jetlag)’는 청소년의 생물학적 수면·각성 리듬과 학교 등 사회적 일정에 따른 시간 사이의 불일치를 뜻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주중과 주말의 수면 시작 시점 차이를 기준으로 1시간 미만, 1~2시간 미만, 2시간 이상으로 구분했다.
분석 결과 사회적 시차가 1시간 이상인 청소년은 53.5%로 절반을 넘었다. 1시간 미만은 46.4%, 1~2시간 미만 33.2%, 2시간 이상은 20.3%였다. 즉 청소년 5명 중 1명은 주중과 주말 수면 시점이 2시간 이상 벌어졌다.
수면 시차가 커질수록 자살 관련 행위 경험률도 높아졌다. 자살생각은 1시간 미만 11.2%에서 2시간 이상 14.2%로, 자살계획은 3.9%에서 5.5%로 높아졌다. 자살시도 역시 각각 2.0%와 3.2%로 차이를 보였다.
성별과 학년, 경제상태, 흡연·음주 경험 등을 함께 고려한 분석에서도 관련성이 확인됐다. 사회적 시차가 2시간 이상인 집단과 비교해 1시간 미만인 청소년의 자살생각 가능성은 0.85배, 자살계획은 0.77배, 자살시도는 0.76배로 유의하게 낮았다. 1~2시간 미만 집단도 자살생각 0.88배, 자살계획 0.85배로 낮았다. 다만 자살시도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중학생의 취약성도 눈에 띄었다. 고3을 기준으로 중2의 자살생각 가능성은 2.09배, 자살계획은 2.21배, 자살시도는 2.43배로 각 학년 가운데 가장 높았다. 연구자는 초기 청소년기의 심리적 취약성과 스트레스 대처 능력 등을 고려해 중학생 정신건강 고위험군에 대한 선제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해석했다.
경제상태에 따른 격차도 컸다. 경제상태를 ‘하’라고 응답한 청소년은 ‘상’ 집단보다 자살생각 가능성이 2.83배, 자살계획 2.95배, 자살시도 3.53배 높았다. 연구는 청소년의 자살 관련 행위를 수면 문제만으로 설명하기보다 사회·경제적 환경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연구자는 특히 청소년 수면 문제를 개인의 생활습관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고 제언했다. 수면 리듬과 학교 중심의 사회적 시간 사이 불일치를 줄이기 위해 학교 시작 시간과 학업 일정, 주중·주말 생활패턴 등 학교와 생활환경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수면 건강 교육과 야간 전자기기 사용 관리도 제시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한 시점의 설문자료를 분석한 단면연구여서 사회적 시차가 자살 관련 행위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가족구조와 학업스트레스, 우울 등 모든 사회심리적 요인을 분석하지 못한 한계도 있다. 연구자는 이를 전제로 청소년 정신건강과 자살예방 정책에서 수면시간의 양뿐 아니라 수면 리듬의 규칙성과 사회적 시간과의 조화까지 주요 관리 대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