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교육감·장관 모두 ‘아동복지법 개정’ 요구

2026.07.27 08:14:27

모호한 학대 기준 이제 바꾸자
<상> 교권5법에도 현실은 여전
 
대다수 교사 ‘서이초 사건’ 3년 지났어도 ‘바뀌지 않는 교실’ 한탄
‘정서학대’ 조항에 무분별한 신고 줄지 않아… “정서적 교사 학대”

최근 대다수 교사가 ‘모호한 기준의 정서적 학대’ 관련 법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서이초 3주기를 앞두고 교원3단체 기자회견, 전국교사일동의 집회 등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정서적 학대’가 연달아 꼽힌 것입니다. 교육부와 교육감들도 이에 동조하고 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교육 현장의 요구가 높은 ‘정서적 학대’ 법 개정과 관련해 진단하고 바람직한 대안 등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교사들이 다시 거리로 나왔다. 서이초 사건 3주기를 앞두고 수많은 교사가 지난 17일 정부서울청사 옆 대로에서 ‘아동복지법 개정 강력 촉구 집회- 헌법이 보장한 교육권, 제헌절에 다시 묻는다’에 운집했다. 3년 전과 똑같이 검은 옷으로 통일한 모습이었다.
 

교사들은 교육 현장을 옥죄는 문제들이 여전하다고 입을 모았다. 서이초 사건을 계기로 ‘교권 5법’이 제정됐지만, 이후에도 아동복지법의 정서적 학대 조항으로 인한 무분별한 신고가 계속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 탓에 현장의 교사들은 교권 5법 보호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것이 주된 목소리였다. 정당한 생활지도까지 아동학대로 고소해 교사라는 직업까지 위협하는 행위야말로 ‘정서적 교사 학대’라는 주장도 이어졌다.
 

앞서 15일 열린 교원3단체 기자회견에서도 가장 큰 주제는 ‘정서적 학대’ 법 조항 개정이었다. 당시 한국교총 등은 정서학대의 개념이 모호하게 해석되고, 교육감이 정당한 교육활동이라고 판단한 사건조차 수사 절차에 들어가는 구조를 문제로 지적했다. 이에 정서학대의 판단 기준을 명확히 하고, 정당한 생활지도와 교육활동을 아동학대 처벌 대상에서 실질적으로 제외할 것을 촉구했다. 무혐의 사안의 기계적 검찰 송치 중단, 공소시효 정지 등도 개선돼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2023년 9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전국 유·초·중·고 교원에 대한 아동학대 신고는 총 1870건이다. 이 중 72%는 교육청이 정당한 교육활동이라고 판단해 의견서를 제출한 사안이었다. 종결된 사건의 90.4%가 무혐의 또는 불기소로 마무리됐다.
 

전국의 교육감들도 힘을 보탰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15일 총회에서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법·제도 개선 촉구’ 입장문을 결의했다. 협의회는 정당한 교육활동과 생활지도는 아동학대 신고 대상이 되지 않도록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을 정부와 국회에 요구했다. 교육감 의견서 제출 사건의 1개월 이내 처리 원칙과 경찰 ‘혐의없음’ 판단 시 불송치 제도 개선, 국가 차원의 교육활동 보호 전담기구 설치 제안도 입장문에 담겼다. 
 

교육계는 현장 교사들과 전국 교육감들이 같은 목소리를 냈다는 것에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유튜브 채널 출연을 통해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육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법·제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아동복지법의 정서적 학대를 악용하는 사례가 너무 많고 정서적 아동학대 개념이 너무 모호하다”고 밝혔다. 이어 “토론회 지원 등 올 하반기에 국회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병규 기자 bk23@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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