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확산으로 인간의 사고와 학습 방식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교육도 정답 찾기 중심에서 질문하고 판단하는 역량을 기르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AI가 교육과 고용 구조를 바꾸고 있는 만큼 인간 고유의 역량을 재정립하고 학교 교육의 역할을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가교육위원회와 서울교육청은 18일 서울 용산구 서울교육청에서 ‘AI 시대, 우리 교육의 방향’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국가교육위원회가 수립 중인 ‘2028~2037 국가교육발전계획’에 반영할 현장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학생·학부모·교원·시민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발제에 나선 이광호 국가교육위원회 국민참여위원장은 AI 시대가 인간 존재와 교육의 의미를 근본적으로 다시 묻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교과 지식을 이해하고 정해진 답을 빠르게 찾는 능력은 인공지능이 훨씬 유능하다”며 “AI 시대에는 무엇을 가르치고 어떻게 배우며 평가할 것인지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AI 의존이 인간의 사고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 위원장은 MIT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인간이 판단과 사유 과정을 AI에 맡기는 ‘사고의 외주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비판적 사고와 자율적 판단 능력이 약화되면 건강한 민주주의 공론장 역시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AI는 고용 구조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학교에서 배운 지식과 역량으로 직업을 구하던 기존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며 “대학 졸업장이나 학점 중심의 역량 인증 체계는 한계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이어 생애 전반의 학습 경험과 직무 역량을 기록·인증하는 새로운 체계 구축 필요성을 제안했다.
이어진 토크콘서트에서는 AI와 구별되는 인간 고유의 역량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학생들은 AI를 학습 도구로 적극 활용할 수 있지만 정보의 진위를 검증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학생은 “AI가 제공하는 정보의 정확성을 끊임없이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학교에서도 프롬프트 작성과 출처 확인 교육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학생 패널은 “AI와 대화하며 위로를 받은 경험이 있지만 AI는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며 “결국 인간만의 역량은 결과에 책임을 지는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교원과 학부모 패널 역시 공감과 책임, 윤리적 판단 능력이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가치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인사말에서 정근식 서울교육감은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깊이 읽으며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힘, 다른 사람의 감정을 헤아리는 힘이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다움”이라고 말했다.
또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은 “인간의 자율적 판단과 비판적 사고를 어떻게 확장할 것인지, AI가 초래할 윤리적 도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교육이 답을 준비해야 한다”며 “현장의 의견을 국가교육발전계획에 충실히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