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년 오를수록 청소년 건강 악화...전담·음주 증가

2026.01.29 08:12:16

질병관리청, 청소년건강패널조사 최종결과
중1 진학 시 술, 담배 유혹 가장 높아
아침 결식, 운동부족·스마트폰 의존 증가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건강 지표가 학년이 높아질수록 눈에 띄게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가 함께 나서는 체계적 예방 교육과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이 처음으로 일반 담배를 넘어서는 등 청소년 흡연 양상이 변화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질병관리청이 29일 발표한 ‘청소년건강패널조사(2025) 최종결과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학생 5천51명을 대상으로 장기 추적한 결과, 흡연·음주·식생활·신체활동 등 주요 건강 지표가 학년이 올라갈수록 악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번 분석은 7년 차(2025년) 기준, 실제 조사가 완료된 6년 차(2024년, 고2 시기) 데이터를 중심으로 정밀하게 진행됐다.

 

 

흡연 행태의 변화가 가장 눈에 띄었다. 평생 한 번이라도 담배를 사용해 본 ‘평생 경험률’은 초등학교 6학년 당시 0.35%에 불과했지만, 중3 3.93%, 고1 6.83%를 거쳐 고2에는 9.59%까지 상승했다. 특히 고2 여학생의 ‘현재 사용률’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가 1.54%로, 일반 담배 1.33%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특히 여학생들 사이에서 전자담배가 상대적으로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는 현상으로 분석했다.

 

음주 경험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급증했다. 평생 한두 모금이라도 술을 경험한 ‘모금 기준’ 경험률은 60.8%로, 패널 10명 중 6명이 술을 맛본 것으로 나타났다. 한 잔 이상 음주 경험률은 33.7%였으며, 신규 음주 시작률은 중학교 1학년으로 진학할 때 15.6%로 가장 높아,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넘어가는 시기 학생들이 유해 약물 유혹에 가장 취약하다는 사실이 수치로 확인됐다.

 

신체 건강 지표도 심각한 수준이다. 주 5일 이상 아침을 거르는 결식률은 전년 대비 4.0%포인트 상승한 33.0%로 집계됐다. 과일, 채소, 우유 및 유제품 섭취율은 모두 감소해 영양 불균형이 심화됐다. 하루 60분 이상 신체활동을 실천하는 비율은 13.5%에 불과했으며,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학습 시간이 늘고 운동 시간이 줄어드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정신 건강과 디지털 환경 지표도 경고 수준이다. 스마트폰 과의존 경험률은 35.1%, 중등도 이상의 불안 장애를 겪는 학생 비율은 8.0%에 달해, 학교 현장에서의 정서 지원과 상담 프로그램 강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청소년 건강 악화에는 주변 환경과 또래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선행요인 분석 결과, 친구나 또래가 흡연과 음주를 허용적 태도로 받아들이거나 실제로 주변에서 흡연하는 경우, 청소년이 흡연·음주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았다. 가구 내 흡연자·음주자가 있고 부모가 자녀의 음주에 관대할 경우, 청소년이 일찍 유해 물질에 노출될 확률도 높았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청소년이 성인이 되는 시기까지 남은 3년간의 건강 행태 변화를 정밀 추적할 계획이다. 장기 프로젝트임에도 패널 유지율 80.7%라는 높은 참여율을 기록해, 청소년기 건강 습관이 성인기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는 중요한 근거가 될 전망이다.

 

보고서를 접한 교육 전문가들은 “청소년기 건강 습관은 평생 건강과 직결된다”며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통합적 건강 교육과 상담, 디지털 환경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학년별 건강 지도와 예방 프로그램, 여학생 대상 전자담배 예방 교육, 중1 진학 시기 맞춤형 음주·흡연 예방 활동 등 세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백승호 기자 10004ok@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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