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은 왜 교사가 되려 하지?” 이는 필자가 과거 고등학교에서 오랜 진로·진학 지도 중에 교사가 되고자 하는 청소년에게 필수적으로 던진 질문이다. 그러면 돌아오는 대답은 대개 “아이들을 좋아 해서요”, “방학이 길어서요”, “안정된 직업(철밥통)이라서요” 등 다양한 대답들이 돌아온다. 그 중 일부는 진심이고, 또 다른 일부는 아직 자기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막연한 희망의 표출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가장 강조한 것은 ‘교사’라는 직업은 단지 직업만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는 일이자, 사람을 만들어가는 일이라는 특별한 미션이었다.
한때 EBS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 <선생님이 달라졌어요>에서는 한 중학교 교사의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문제 행동이 많고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못하는 한 학생을 향해 교사는 처음에는 단호하고 엄격한 자세로 대했다. 하지만 점차 갈등은 깊어졌고, 어느 날 학생은 “선생님은 나한테 관심도 없잖아요”라며 교실을 뛰쳐나갔다. 이 사건 이후 교사는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나는 정말 이 아이를 알고 있었던 걸까?’ 그날 이후 그는 매일 아침 그 학생에게 먼저 인사하고, 쉬는 시간마다 짧게 안부를 묻고, 함께 급식을 먹기 시작했다. 몇 달 후, 그 학생은 수업 시간에 스스로 손을 들기 시작했고, 마침내 자발적으로 칠판 앞에 나가 발표를 했다.
이 사례는 교사가 단순히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관계의 회복자이자 신뢰의 설계자임을 보여 주었다. 결국 교사는 학생들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하고, 그들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이란 인식을 깨워 주었다. 한 명 한 명 학생의 삶을 변화시키는 데는 교사의 한 마디, 한 번의 진심 어린 시선이면 충분할 수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의 연구(2021) 및 교육부의 통계(2024)에 의하면, 근래 10년간에 결쳐 초·중·고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의 부동의 1위이자 존경하는 직업이 ‘교사’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유는 “내 얘기를 잘 들어주고, 진심으로 대해주니까”였다. 이처럼 학생들이 교사에게 바라는 건 완벽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진심어린 사람 대 사람의 만남이었다.
이에 필자는 교사가 되고자 하는 청소년에게 다음과 같은 조언을 건네고자 한다.
첫째, 지식보다 사람에 대한 관심을 키우라.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르칠 교과에 대한 전문성은 당연히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학생을 이해하려는 태도다. 학생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배경과 감정을 읽는 감수성을 길러야 한다. 책이나 강의로는 배울 수 없는 사람에 대한 직관, 그것이 진짜 교사의 자산이라 믿는다.
둘째, 자신의 삶을 성찰하라. 교사는 매 순간 자신의 삶을 드러낸다. 말투, 표정, 생활 태도 하나하나가 학생들에게 전달된다. 자신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타인을 대하는 태도는 어떤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교사의 인격이 곧 교육의 힘이라는 믿음에는 오랜 시간 변함이 없는 철칙이다.
셋째,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 교사의 길도 실수와 시행착오의 연속이다. 학생들과의 관계에서, 수업을 준비하면서, 수없이 갈등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실패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자세가 진정한 교육자의 자질이라 할 수 있다. 오히려 자신의 실수와 실패를 숨기지 않고, 그것을 인정하며 함께 나누는 용기는 학생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교사가 되기 위한 기본 자질이라 할 것이다.
넷째,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준비를 하라. 미국의 실용주의 철학자이자 교육학자인 존 듀이(John Dewey)는 “교육은 삶의 준비가 아니라, 삶 그 자체”라고 말했다. 교사란, 학생들의 하루하루의 삶에 함께 존재하는 사람이다. 시험 성적보다, 교실 안에서의 울음보다, 혼란과 갈등 속에서도 아이 한 명 한 명의 존엄을 지켜주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라 믿는다.
결론적으로 교사는 단순히 ‘미래를 위한 일’을 하는 직업인만이 아니라고 강조하고자 한다. 그것은 매 순간 순간 마다 학생들의 삶에 가장 가까이 현존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래서 교사가 되고자 하는 청소년에게 다시금 묻고자 한다. “여러분이 되고 싶은 교사는 어떤 사람인가?” 이 평범하지만 꼭 필요한 질문에 진지하게 답할 수 있다면, 학생은 이미 교사의 길 위에 서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교사는 미래를 선도하는 선구자(First Mover)이기에 이를 울림 있고 감동적으로 전하기 위해서는 인향만리(人香萬里), 향기로운 인격과 품성으로 학생 앞에서 직접 솔선수범하거나 실천궁행하는 인간다운 인간이 되는 것이 가장 먼저이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