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의 ‘AI 교육’, 틈새와 적용 사이에서 확고한 방향 찾기

2025.07.08 13:51:55

오늘날 세계는 국가의 생존을 짊어지고 디지털 대 전쟁에 나서고 있다. 전 세계 어디를 가도 AI 기술은 갈수록 일상의 파트너를 넘어 이제는 인간의 고유 영역 안쪽까지 깊숙이 파고 들고 있다. 가까운 미래는 인류가 AI 로봇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그들에 의해 조종되는 종속상태를 우려해야 한다는 각종 경고 메시지가 나오는 이유다. 그렇다면 이런 디지털 전쟁의 시대에 학교는 어떻게 AI 교육을 실시할 것인가? 결론은 각종 부작용의 틈새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의 AI 교육은 확고한 철학을 전제로 그 역기능을 철저히 보안해 대폭 확대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2025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미래 기술을 미리 볼 수 있는 세계 최대의 행사가 열렸다. 바로 CES(Consumer Electronic Show)다. CES를 살펴보면 혁신 트렌드와 미래 산업의 변화 방향을 알 수 있기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그렇다면 이번 CES를 관통하는 주제는 무엇이었나? 그것은 바로 인간의 삶을 바꾸는 기술, 바로 인공지능(AI)이었다. 1년 전 CES 2024에서는 ‘All together, All on’을 주제로 인류 문제 해결의 열쇠를 혁신기술, 그중에서 AI로부터 찾고자 했다. CES 2025는 ‘Dive-in AI’라는 주제로 AI를 통해 연결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가능성을 찾자는 메시지로 산업 전반에 변화를 일으키는 AI를 통한 근본적인 혁신이 화두였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세계적 흐름에 발맞추어 국가인공지능위원회가 출범하고 AI 기본법을 제정하는 등 세계 AI 3대 강국을 목표로 국가 차원의 강력한 지원체계를 구축해 왔다. 새 정부 또한 이런 자세는 더욱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의료, 보안, 헬스, 모빌리티 등 산업 전반에서 AI를 활용한 혁신은 이제 앞을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국가로 거의 매년 블룸버그 혁신지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시대에서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변화에 대응하고, 산업구조를 바꾸며, 지속적인 연구와 혁신을 거듭한 결과다. 한때 선진국을 모방하던 나라에서 이제는 세계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인정받는 이유다.

 

중요한 사실은 우리가 현재의 이런 위상을 견지하는 국가로 성장하기까지 ‘교육의 힘’에 힘은 바가 크다는 것이다. 우리는 과거 교육의 대중화를 통해 국민의 보편적 교육 수준을 높여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고, 이후 고등교육 확대와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고급 전문 인력들이 대거 양성되면서 그 힘을 바탕으로 2021년 드디어 당당히 선진국으로 진입했다. 이제 우리 교육은 AI 대전환 시대를 맞아 다시 한번 세계를 뒤흔들 수 있는 선진 인재 양성을 고민할 때다. 여기엔 어느 강대국도 결코 한 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치열한 인재 교육에 나선 현실이 방증한다.

 

이런 배경에서 미래가 필요로 하는 진정한 인재는 주어진 질문에 대한 정답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질문하고 토론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주변의 동료들과 협력하고 연대하면서 자신의 고유한 길을 개척하는 인재여야 한다. 그런 점에서 AI 디지털 교과서(AIDT) 도입은 왜 아이들 모두가 똑같은 내용으로 배워야 하는지, 왜 교실에서 아이들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지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AIDT 도입은 그간의 국가의 막대한 예산 투여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부작용의 예상으로 교육계에 의해 교과서의 지위를 잃고 학습 참고자료로의 위상에 머무르는 외면과 어쩌면 폐지까지 우려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는 지역에 따라 채택과 운영에 커다란 차이를 보이는 현실이다.

 

학습은 재미있고 호기심을 유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학습 욕구에 맞게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한번 인쇄되면 변하지 않는 교과서로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없다. 그래서 AIDT는 더 혁신적으로 진화해야 한다. 문제는 이에 수반되는 다양한 틈새와 부작용을 보다 면밀하게 검토하고 보완하며 법령을 개정하여 시행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보다 열린 마음과 도전적인 자세로 세계적인 흐름에 발맞추는 적극적인 변화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피할 수 없으면 차라리 즐길 수 있는 용기와 지혜, 결단이 필요할 뿐이다.

 

디지털 대전환은 이미 시작됐다. AI 기술의 개발과 활용이 인류의 문명사를 바꾸고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디지털 전쟁의 시대가 진행되고 있다. 이제는 세계 최고의 혁신 DNA를 AI 디지털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집중 투입해야 한다. 과거 카이스트 이광형 총장이 지적한 대로 AI는 21세기 인류 발전에 있어 피할 수 없는 ‘필연(Inevitable) 기술’이기에 우리 교육도 이 기술을 활용하여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미래에 당당하게 맞서 새로운 장을 열어야 할 것이다. 새 정부와 교육당국, 학교에서는 교육의 미래를 바라보는 관점과 시야를 넓히고 이에 강력하게 대처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

 

전재학 교육칼럼니스트, 전 인천 산곡남중 교장 hak03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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