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매력의 핵심은 ‘창의성’이다

2025.07.08 13:49:45

한국인의 저력은 어디까지 일까? 최근 한국의 토종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이 미국 연극⋅뮤지컬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에서 무려 6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해 극본상, 연출상, 작사⋅작곡상, 무대디자인상, 남우주연상 등을 석권한 것이다. 토니상은 오스카상(영화), 에미상(TV), 그래미상(음악)과 함께 미 대중문화계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상이다. 우리에게 이제는 그래미상만 남았다. 이 또한 현재까지의 BTS, 블랙핑크 등 빌보드 차트를 휩쓰는 K-팝 그룹의 활동으로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머잖아 ‘그랜드 슬램’을 이룰 날이 멀지 않았음을 예측할 수 있다.

 

이렇게 한국인의 창의성 저력은 그저 어쩌다 우연히 주어지는 상황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국산 기술과 자본으로 제작된 에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가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기록적인 흥행 수익을 올렸다. 이미 오스카상에 빛나는 ‘기생충’을 뛰어넘는 실적이다. 이런 놀라운 성과는 잠재력이 뛰어난 한국인의 두뇌에서 충분히 입증이 되고 있다. 한국인은 오래 전부터 국민 평균지능지수(IQ)가 전 세계의 2~5위권을 오르내리고 있다.

 

2024년 핀란드의 지능 테스트 기관 윅트콤(Wiqtcom)은 109개국 IQ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한 ‘2024년 세계에서 가장 지적인 국가 순위’를 발표했다. 1위는 평균 112.30을 기록한 일본이었다. 세계 평균 IQ 99.64보다 12점 이상 높았다. 이어 헝가리(111.28), 대만(111.20), 이탈리아(110.82) 순이었다. 한국은 110.80으로 5위를 기록했다. 참고로 독일(105.23)이 23위, 영국(97.63)은 66위, 미국(96.57)은 77위였다. 주로 아시아권 국가가 높은 것이 눈에 돋보인다.

 

이번 토니상 수상은 2016년 대학로 소극장 무대에서 시작된 토종 뮤지컬이 세계 뮤지컬계의 심장인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예술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그 배경에는 21세기 후반 서울을 배격으로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들의 사랑 이야기인 ‘어쩌면 해피엔딩’이 미국 평가단에서 “한국적인 기발함을 바탕으로 보편적 인간애를 녹여낸 수작”이란 호평을 받은 것이다. 여기서 기발함은 무엇을 말하는가? 평범함(일반성)을 뛰어넘은 일종의 창의성으로 한국인의 잠재력이 창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인은 5천 년 역사와 수많은 국가 위기의 굴곡을 통해 체득한 특유의 섬세한 스토리와 감수성이 뛰어나다. 이것이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서 세계인의 보편적 공감을 끌어낸 것이다. 여기에 더해 열악한 환경에서도 묵묵히 작품을 만들어온 우리 뮤지컬계가 은근과 끈기의 한국인 특성과 결합해 오랜 노력과 땀방울이 결집돼 만들어낸 결과이기도 하다. 이에 한국인의 창의성이 더욱 빛을 발하는 시대적 이점이 작용하고 있다.

 

한국인의 창의력은 과거 산업화 시대부터 국가의 발전과 성장에 이바지한 일화가 무수히 전한다. 그 사례 중에 국가 지도자의 영도력도 한 몫을 했다. 박정희 대통령 시대의 오원철 전 경제 제2수석비서관은 2019년 타계하기 전 생전 인터뷰에서 “머리 좋다는 대통령의 칭찬을 들으려고 늘 생각하고 고민했다”고 밝히며 돼지 콜레라가 발병해 돼지고기 수출길이 막히자 고기로 독일처럼 햄과 소시지를 만들고 가죽으로 군화를 생산하자는 창의성을 발휘해 대통령의 칭찬을 받았다고 한다.

 

더불어 고속도로 터널 내부의 시커먼 매연을 없앨 방법에 대한 질문에 닦기 쉽게 타일을 벽에 붙이자는 대책을 내놓았다고 한다. 중화학공업 육성 과정에서 조선소 인력 부족 문제가 불거지자 일자리가 부족한 여성 인력을 투입해 해결한 일화도 있다. 작금의 전국 도로 위에 분홍, 초록 등의 색깔을 입혀 특정 구역으로의 진입을 표시하는 것도 한국인의 기발한 창의성이 돋보이는 것 중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이처럼 문제해결역량은 국가 발전에 기여한 인재들의 무수한 창의성 사례로 한국인의 우수한 잠재력을 증거하고 있다.

 

21세기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이한 대한민국 교육도 방향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는 곧 상상력과 창의력에 의해 그 성패가 달려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국인은 이미 ‘모방’에 있어서는 세계적인 우수성을 인정받았고 그 결과는 ‘한강의 기적’과 같은 산업화 시대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제는 그 모방에 또 다른 모방을 가미하는 창의성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우리의 초중고 학교 교육은 ‘미래를 선도하는 창의적인 인재 육성’을 학교마다 슬로건으로 내건지 오래다.

 

이제 전국의 중학교 이상 학교 교육은 학생들의 ‘창업(스타트업) 교육’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각종 참신한 아이디어와 창의성을 이용한 제품 개발 및 연구에 어린 학생들의 관심과 열정이 더해지고 있다. 산업인력공단과 청소년 창의성 관련 재단들이 후원하고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이 예산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는 우수한 수능 성적에도 불구하고 대학 진학을 접고 창업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고교생들이 등장하면서 ‘학벌 타파’의 주역으로 속속 등장하면서 창의력 계발을 위한 미래 교육의 새로운 물길을 트는 효과를 내고 있다.

 

이제 우리 교육은 초중고 학생들의 창의력을 돋우기 위해 각종 ‘창의성 대회’를 개최해 기발한 아이디어를 창출함은 물론 이를 적극적으로 키우도록 지원할 필요가 크다. 이를 위해 대학입학전형에도 창의성 관련 수시전형을 널리 확대하고 국가는 창의적인 기발한 아이디어를 계발한 청소년들에게는 적극 후원하는 제도를 공식화해야 한다. 이는 현행 중고교의 창업 스쿨을 동아리나 방과후 활동 차원에서 정식 교과 과정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대학은 창업과 관련해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교육해 이스라엘이나 중국 등 모범적인 세계의 청년 창업 국가들을 보고 듣고 배우는 연수를 확대할 수 있기를 바란다. 창의성계발은 이제 국가의 미래가 달린 생존의 비결이자 국가의 교육 목표로 온 나라가 나서 힘을 모아 크게 성장시켜야 할 핵심이라 할 것이다.

전재학 교육칼럼니스트, 전 인천 산곡남중 교장 hak03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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