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가 주는 교훈

2016.08.31 09:35:00

반가운 비가 내렸다. 지금도 간간이 내린다. 바람도 분다. 이번 비는 폭염까지 잡았다. 그 힘은 대단하다. 이제 아침저녁으로 가을 냄새가 난다. 선선한 바람이 돈다. 문을 닫아야 하고 이불을 덮어야 한다. 이럴 때 감기 조심하고 수업에, 학교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건강을 잘 유지해야 할 것 같다.

얼마 전 대나무에 대한 글을 읽었다. 대나무의 특성은 4년 동안은 죽순만 보이고 뿌리만 내리는데 5년째는 순식간에 25미터로 자란다고 한다. 뿌리가 튼튼하니 자라기는 순식간이다. 뿌리를 잘 내리니 아무리 바람이 불어도 뿌리째 뽑히질 않는다.

뿌리가 참 중요하다. 기초가 참 중요하다. 기초가 튼튼해야 높이 집을 지을 수 있듯이 학문의 기초가 튼튼해야 실력의 깊이가 있고 높이가 있으며 넓이가 있을 수 있다. 기초다지기의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해도 그걸 걱정하면 안 된다. 포기해도 안 된다. 적당히 해도 안 된다. 우리 선생님들은 기초교육에, 기본원리을 익히는 것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할 것 같다.

기초가 든든히 서면 그 다음부터는 실력이 日就月將이다. 하루가 다르게 실력이 향상된다. 자신도 놀랄 정도로 향상된다. 자신도 놀란다. 공부가 재미가 있게 된다.

대나무는 소나무와 같이 언제나 푸르다. 푸름은 희망을 상징한다. 꿈을 상징한다. 꿈이 있으면 장래가 궁창의 햇살같이 빛난다. 꿈을 가지면 기다림이 생긴다. 노력을 하게 된다. 열심히 공부를 하게 된다. 목표가 생기면 그 목표를 향해 달려갈 수 있다. 이제 2학기가 시작된다. 희망과 꿈을 가슴에 안고 새로운 출발, 힘찬 전진이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

대나무는 속이 언제나 비어 있다. 속이 꽉 차면 강풍이 불면 부러지고 만다. 속이 비어 있으니 욕심이 없다. 더러운 욕심은 자신을 망하게 한다. 더러운 탐욕은 자신에게 흠집만 남긴다. 장차 미래의 지도자가 되어도 결과는 비참하게 된다. 욕심을 버리는 연습을 학교생활에서 잘 배우고 익혀야 할 것이다. 그리고 탐욕은 처음부터 잘라내어야 하고 태워버려야 하겠다.

대나무는 사람들에게 유익을 준다. 죽순은 좋은 음식이 된다. 중국의 소동파는 “고기가 없는 식사는 할 수 있지만 대나무 없는 생활은 할 수 없으며, 고기를 안 먹으면 몸이 수척하지만 대나무가 없으면 사람이 저속해진다”고 했다. 대나무가 이렇게 유익을 주는 삶을 산다. 우리 학생들은 장차 이 나라와 이 민족에 유익한 인재로 성장하도록 지도하면 좋겠다.

대나무가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약점도 있다. 대나무처럼 속이 좁은 사람이 되면 안 된다. ‘댓구멍으로 하늘을 본다.’는 속담이 있다. 소견이 좁으면 안 된다. 넓은 마음이 필요하다. 너그러운 마음도 필요하다. 바다와 같은 넓은 마음이 있어야 그 수많은 학생들을 품을 수 있다. 아량도 있어야 하고 배려하는 마음도 있어야 하는데 이런 것은 넓은 마음에서 나온다. 속이 좁고는 이런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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