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회원 탈퇴 보도, 믿을 수 있나

2015.10.19 09:48:00

한국교총의 공식입장이 역사교과서 찬성이다. 정말 찬성일까. 일부 신문에서 한국교총의 공식입장은 찬성이라고 교총관계자가 말했다고 한다. 여기에 함정이 있는 듯 싶다. 무조건 찬성이 아님에도 기사에서는 한국교총은 무조건 찬성한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 이로인해 교총회원들의 탈퇴가 줄을 잇고 있다고도 했다. 민주적인 의견수렴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총의 입장은 그렇지 않다.

➊‘역사학(歷史學)’적 관점이 아닌 ‘역사교육(歷史敎育)’적 관점에서, 미래 세대와 현 세대의 올바른 역사관 함양과 역사교과서 내용 정립(正立)을 위하여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과정 필요하나, 다만 교총이 제시한 전제 조건도 함께 반영돼야 함. ➋ 교과서 발행체제의 변화와 함께‘대한민국 역사 바로 알기 및 바로 세우기 전(全)국민 실천 운동’을 한국교총이 선도적으로 전개할 것을 천명하며 정부, 정치권, 사회의 적극적인 동참을 요청

이것이 교총의 공식입장으로 보인다. 여기서 꼭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역사교과서가 역사학적 관점, 역사교육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은 별 문제가 없다. 다만 이 문제가 이념적 갈등으로 이어져서는 곤란하다는 이야기이다. 앞서 교총의 입장에서 나타났듯이, 국정화가 필요하긴 하나, 전제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찬성, 반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역사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 방법이 국정화라는 이야기이다. 검인정 체제에서 문제가 있었기에 국정화 추진이 이루어진 것이다. 교과서도 만들기 전에 이념전쟁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실제로 교총회원들의 탈퇴가 줄을 잇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이 문제가 교총회원이 탈퇴해야 할 문제인가라는 의문이 생긴다. 문제의 핵심은 민주적인 의견수렴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회원들은 교총의 의견수렴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100% 의견수렴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현실적으로 100% 의견수렴은 쉽지 않다. 이메일이나 스마트폰으로 의견수렴을 해도 100%는 불가능하다. 분명 의견수렴에 참여할 기회는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여러자기 이유로 의견을 제시하지 않거나 제시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수렴된 의견은 분명히 있다.(한국교총 홈페이지 보도자료 참조)

한가지 더 짚고 넘어가고 싶다. 전교조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전교조 회원들은 모두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고 있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자신의 입장이나 논리에 따라 찬성하는 회원들도 다수 있을 것이다. 교총회원들 중에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비율이나 전교조 회원중에서 국정화를 찬성하는 비율을 따져보면 생각만큼 큰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전교조 회원들이 전교조를 탈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점이 있다고 해서 교총을 탈퇴할 명분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필자는 실제로 교총회원들이 교총을 줄지어 탈퇴하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본다. 일부 회원들이 탈퇴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다. 어떤 경우라도 회원탈퇴는 회원 본인이 전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니, 이 문제와 관련하여 탈퇴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나름대로 판단을 잘 했을 것으로 믿는다. 다만 이 과정에서 감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는가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할 여지는 있다고 본다.

끝으로 교총본부에서도 탈퇴문제가 거론되는 것은 뭔가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나름대로 의견수렴을 거친 것은 맞지만 회원들이 원하는 방식이었는지, 회원들의 의견을 폭넓게 듣기 위해 노력을 했었는지, 시간에 쫓기듯이 의견수렴을 하진 않았는지 다시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선의 방법을 선택하여 의견수렴을 했었겠지만 그 과정에서 회원들의 서운함이 있었다면 추후에 이런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의견수렴 결과가 찬성이 많다는 것을 내세우기 보다는 향후에는 아주 작은 오류도 없도록 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교총의 존재가치는 회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회원들의 생각을 대변한다는 것이다. 이번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거울삼아 전국의 수많은 회원들이 더욱더 결집하고 교총회원으로 자부심을 갖도록 다같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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