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숫가를 돌아보면 완만한 언덕을 따라 마을들이 사이좋게 앉아 있고 숲들이 편안하게 호수를 감싸고 있어 호젓한 느낌을 준다. 옥정호를 둘러싼 11㎞의 호반길은 건설교통부에서 ‘아름다운 한국의 길 100선’으로 뽑았을 만큼 아름답고 운치가 있다.

호반의 산호수펜션에서 앞쪽 산길로 들어서 종성마을의 굽잇길을 달리면 해발 600여m에 위치한 농촌체험마을로 옥정호 주변에서 가장 높이 하늘에 맞닿은 산호수마을을 만난다. 마을 정상 언덕은 소금을 뿌려놓은 듯 메밀꽃이 하얀 세상을 만들었다. 겨울이면 메밀밭이 눈 조각 작품이 전시되는 눈썰매장으로 변신한다.
메밀밭 오른쪽으로 산길을 따라가면 옥정호의 아름다운 경관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나무 전망대가 있다. 옥정호의 반짝이는 아침햇살과 물안개가 아름다워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명소다. 만수위가 아니라 아쉽지만 산위에서 호수를 조망하며 가을의 높은 하늘과 진한 향기를 듬뿍 담을 수 있다.

옥정호의 상류로 정읍시 산내면소재지에서 가까운 망경대 부근의 야산에 소나무가 듬성듬성 심어진 야산이 있다. 가을이면 이 솔숲 가득 하얀 구절초 꽃을 피워놓고 축제를 연다. 옥정호를 구경하고 제8회 정읍구절초축제가 열리고 있는 옥정호구절초테마공원으로 향했다.
산내교의 화개동에서 물가를 따라 축제장으로 가다보면 풍광이 아름다운 망경대와 제법 규모가 크고 옛 모습이 그럴싸하게 남아있는 다리(능교)를 만난다. 주변의 자연경관이 보기 드물게 산골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이곳에서 영화 남부군과 타짜, 드라마 전우를 촬영했다.





가을입니다.
먼 산 가까워지고 산구절초 피었습니다.
말로 글로 다할 수 없는 내 가슴속의 눈물겨운 여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눈으로만 가두기에는 너무 황홀한 이 산구절초 풍경을, 가슴으로도 담을 수 없어, 10월에 당신과 나누려 합니다.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솔숲 구절초 가을여행!
꿈에 본 듯한 감동적인 동화나라!
지상 최고의 가을서정!
하늘엔 소나무 땅엔 구절초, 그리고 그 사이 가을 산책길~
옥정호구절초테마공원은 인간의 힘으로 천혜의 자연이 살아있게 만들어 마음의 여유를 누리게 한다. 축제를 알리는 안내장에 써있는 대로 축제장은 가을 들국화인 구절초 꽃의 낭만적인 경관을 만끽할 수 있는 가을 동화속 꽃동산으로 손색이 없다.
옹기종기 구절초 꽃이 피어있는 샛길을 산책하며 구절초의 꽃과 향기, 소나무의 자태와 향, 메밀과 코스모스, 유색벼 논 그림과 인공폭포, 솔숲 쉼터와 색소폰 연주의 어울림을 만끽한 하루였다. 40여m의 인공폭포 빙벽 앞에 얼음썰매장을 개장하는 겨울철의 풍경도 상상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