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원기 교장 선생님과 칠보초는 서로에게 애틋하면서도 아련한 추억으로 길이 남을 것이다. 교장으로서의 첫 발령지였던 칠보초는 그야말로 양원기 교장선생님의 첫사랑 그 이상이었다. 약 36년간 교육 현장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품은 본인의 교육관과 학교 경영철학을 아낌없이 펼치시며 오직 사랑을 베풀고 뜨거운 열정으로 끌어안으시는, 양원기 교장 선생님은 그런 분이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떠나시려는 오늘 그 순간에도 그저 아쉬울 뿐이라는 말만 되풀이하시며 눈시울을 붉히시니 첫사랑을 향한 순수했던 감정과 감히 비교할 수 있으랴. 칠보초 역시 2년 6개월 동안 양원기 교장선생님과 행복했다. 칠보 합창단과 칠보 관현악단이 창단됐고, 학교 스포츠 클럽이 매우 활성화되면서 지덕체의 보다 균형 있는 전인교육현장을 누릴 수 있었다. 배움의 범위를 책걸상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예술 분야와 대자연의 그 모든 것이 ‘배움’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일깨워 주셨다. 칠보초는 양원기 교장선생님의 떠나는 마지막 그 순간까지도 하나하나 기억할 것이다.
근 35년 한국 교육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지니신 안준식 선생님께서는 교사의 삶 마지막 순간까지도 학생들 곁에 계셨다. 축구공, 배구공을 잡으시다가도 모(毛)를 정성스레 다듬은 붓을 들기도 하셨으며, 본인에게는 아직도 어렵고 어색하기만 한 컴퓨터 마우스도 학생들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잡으셨다.
그 어떤 과목을 지도하시더라도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시는데 그치지 않고, 스포츠 활동의 ‘정신’, 미술․예술 활동의 ‘정신’을 더 중시여기셨다. 바른 예절 교육 그리고 강인한 정신교육을 강조하시던 안준식 선생님의 가르침은 제자들에게는 물론이요, 주변 후배교사들로 하여금 범람하는 지식과 학문의 내용 전달에 쫓겨 정작 중요한 본질의 가르침을 잊고 살아가진 않은지 고민하는 계기를 마련해주기도 했다.

칠보초등학교는 오늘 두 스승님의 퇴임을 축하하기 위해 학생, 교사, 학부모 모두가 마음을 모았다. 학생과 교사의 퇴임식 환송사(송시) 낭독은 물론 칠보 합창단과 칠보 관현악단 역시 퇴임식을 빛나게 할 합동 공연(스승의 은혜 외 1곡) 을 준비했다. 전▪현 학부모 운영위원(남윤구 학부모 운영위원장 외 8명)과 학부모회 임원들 (최슬기 학부모회장 외 12명)도 참석해 따뜻한 축하의 말을 전했다. 또한 인근 초등학교인 호매실초 교장선생님과 조평호 도위원 외 수많은 외부인사들께서 참석해 퇴임식을 빛내주셨다.
무엇보다도 칠보초 교직원들이 직접 개사, 편곡하여 선사하는 축가 ‘My way’는 아름다운 목소리와 매력적인 색소폰 연주가 어우러져 두 스승님의 심금을 울리는 감동의 선물이 됐다. 그렇게 퇴임식은 마무리 됐다.

칠보초등학교 교육가족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시원한 그늘이 돼주셨던 두 분을 한꺼번에 떠나보내려니 가슴 한 구석이 시리다. 그렇지만 그 분들께서 머무셨던 곳들이 새로운 희망과 사랑으로 물들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두 손 꼭 잡고 나란히 걸어가시는 두 분의 마지막 퇴근길에서 후배 교사들은 미래를 꿈꿀 수 있기에 그 분들은 우리의 진정한 ‘My way’이시다. 부디 더 행복하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 그 날을 기약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