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똑같은 걸음걸이로 간다고 하지만
나의 생각은 그렇지 않아.
내가 친구들과 재미있게 축구를 하거나
올 컬러로 된 만화책을 보거나
엄마 몰래 컴퓨터 게임을 할 땐
눈 깜짝할 사이에
저 멀리까지 달려가던 시계가
이것저것 생각하고 계산해야 되는
수학 시간이나 자글거리는 땡볕 속에서
운동회 연습을 할 땐
달팽이처럼 느릿느릿 걸어가는 것을 보면
그것을 알 수 있지.
시계도 가끔씩은 우리들처럼 두 다리
쭉 뻗고 편히 쉬거나
가슴이 콩닥거리도록 달리고 싶을 때가
있는 게 틀림없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