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토박이말 29> 알나리깔라리

2006.09.27 14:33:00

어린 아이들이 친구들을 놀릴 때 흔히 쓰는 표현이 “얼레리꼴레리”이다. 하지만 얼레리꼴레리는 바른 말이 아니다.

정확한 표현은 ‘알나리깔라리’이다. ‘알’은 아주 작은 것을 뜻하는 말이고 ‘나리’는 어사또 나리, 사또 나리처럼 지체 높은 사람을 높여 부르던 말이다.

알과 나리가 합쳐진 ‘알나리’는 과거에 어리고 키가 작은 사람이 벼슬한 경우를 시기해 이를 놀림조로 이르는 데서 비롯된 말이다. 여기에 별 뜻이 없는 깔라리가 더해져 아이들이 남을 놀릴 때 쓰는 ‘알나리깔라리’가 만들어진 것이다.

특이한 유래를 가진 말을 하나 더 알아보자. ‘을씨년스럽다’는 말은 ‘보기에 날씨나 분위기 따위가 몹시 스산하고 쓸쓸한 데가 있다’, ‘보기에 살림이 매우 가난한 데가 있다’는 두 가지 뜻이 있다.

이 ‘을씨년스럽다’는 을사년(乙巳年, 1905년)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잘 알다시피 을사년은 일본에게 우리나라의 주권을 빼앗긴 을사조약이 체결된 해이다. ‘을씨년스럽다’는 을사조약이 체결된 1905년, 을사년처럼 스산하고 어수선하다는 뜻을 의미한다.

말에는 민족의 얼이 담겨있다고 한다. 을씨년스럽다는 말을 할 때는 을사년의 통분이 담긴 조상들의 마음을 상기하면서 한번쯤 마음을 여미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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