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발규제 항의 고교생 집회 열려

2005.05.14 23:09:00

"학생 인권 억압말라"…300여명 참석, 충돌없어

지난주 내신 위주의 대학입시제도에 반대하는 중ㆍ고교생 촛불집회 및 자살학생 추모제에 이어 14일 서울 광화문에서 두발제한을 규탄하는 고교생 집회가 잇따라 열렸다.

'학생인권수호전국네트워크(nocut.idoo.net)'는 이날 오후 4시께 광화문 정보통신부 앞에서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두발제한폐지ㆍ학생인권보장을 위한 전국 동시다발 무기한 거리축제'를 열었다.

두발제한 반대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청소년 포털사이트 '아이두넷' 웹마스터 이준행군은 모두 발언을 통해 "우리가 모인 것은 머리를 기르게 해달라는 것도, 염색을 허용해 달라는 것도 아니며 학생들의 인권을 억압하는 비민주적 행위를 멈춰달라는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학생회장이라는 한 여학생은 "학생회장 선거에서 두발자유화를 공약으로 삼았더니 교장선생님이 따로 불러 공약을 새로 만들라고 했다"며 "처음엔 반발했지만 결국 따를 수밖에 없었고 이런 현실이 매우 비참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주최 쪽은 두발단속 등 학내 규제에 항의하는 뜻으로 교사들이 △학생들의 머리를 근거 없이 강제로 자를 경우 똑같은 징계를 받을 것 △학생인권 침해 발언시 공개 사과 및 화장실 청소 △사전동의 없이 수업을 빼먹을 경우 결근 및 감봉 처리 등 의 요구사항을 내놓기도 했다.

한 고교생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마지막 바리캉'이라 쓰인 상자에 넣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서 상당수 학생들은 얼굴이 알려지는 것에 부담을 느낀 듯 마스크를 쓰고 참석했고 사진촬영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했다.

주최측은 참석자가 예상을 크게 밑돌자 "이곳에 나온 교사나 경찰들 때문에 집회에 참석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며 집회 장소 주변에 모인 시민과 학생들을 향해 '모여라' 구호를 수차례 외치며 집회 참석을 독려했다.

'두발자유를 위한 학생운동본부'도 이날 오후 6시30분께 광화문 열린시민마당에서 100여명의 중ㆍ고교생과 시민단체 회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두발 자유를 위한 청소년 행동의 날' 촛불문화제를 열어 청소년 현실을 고발하는 영상과 공연을 선보였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두발 규제는 신체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두발규제 문제를 포함해 학교에서 일어나는 모든 청소년 인권 문제가 개선되기 어려운 것은 바로 입시 위주의 교육풍토 때문이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최근 내신 성적에 상대평가제도가 도입돼 많은 청소년을 죽음으로 내몰게 한 입시교육의 폐해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며 "정부와 교육 당국은 문제 해결과 제대로 된 청소년 인권 보장을 위해 입시 교육의 문제점에 대한 확실하고 효과적인 해결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집회 장소 주변에 2천여명의 병력을 배치했고 서울시 교육청 직원과 각 학교 교사 수백명도 행사장에 나와 질서유지 및 현장지도 활동을 벌였고 충돌 등 별다른 사태를 발생하지 않았다.

한편 대구지역 중·고교생 40여명은 14일 오후 4시부터 2시간여간 대구시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화합의 광장에서 '두발자유화' 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으나 이날 오후 광주 동구 충장로에서 열린 예정이었던 올바른 교육제도 개선 등을 위한 고교생 촛불집회는 참여 학생이 없어 사실상 무산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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