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지방국립대 학생의 등록금을 국가장학금으로 전액 지원하는 ‘지역 균형 장학금’ 구상을 내놓자 대학사회가 국·사립으로 갈렸다. 사립대 총장들이 국립대에만 혜택을 주는 정책이라며 먼저 반발한 데 이어 국·공립대 교수들은 국립대에 대한 국가책임 강화의 출발점이라며 환영하면서 정부 발표를 둘러싼 입장 차가 선명해졌다.
교육부는 5일 2026년 하반기 업무계획에서 지방국립대 학생에게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전액 국가장학금을 지급하는 지역 균형 장학금 도입 방안을 제시했다. 2027학년도 신입생부터 지원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현재 국가장학금은 소득·재산 등을 반영한 학자금 지원구간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지역 국립대에 대한 전액 지원이 도입되면 기존 체계와도 차이가 생긴다.
먼저 반발한 것은 사립대 측이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는 정부 발표 이후 성명을 내고 지역 균형 장학금이 “국립대학과 사립대학 간 재정 지원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정책”이라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대학 육성이 목적이라면 설립 유형에 따라 대상을 나눌 것이 아니라 지역의 국·사립대와 학생을 포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2027학년도 수시모집을 앞두고 지방국립대에 전액 장학금이 제공될 경우 학령인구 감소로 충원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사립대의 학생 모집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총협은 지난해 비수도권 국·공립대 등록금이 사립대의 약 54% 수준이고, 2024년 등록금 대비 재학생 1인당 장학금 비율도 사립대 58.6%, 국·공립대 79.1%로 차이가 난다는 통계를 제시했다.
반면 국·공립대 교수사회에서는 정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전국국공립대학교수노동조합(국교조)은 10일 입장문을 통해 정부 방침을 적극 환영했다. 2023년부터 지역 국립대 무상교육을 요구해 온 국교조는 이를 단순한 장학정책이 아니라 “국가의 국립대학에 대한 책임성과 고등교육의 공공성을 회복하기 위한 정책적 전환점”으로 규정했다.
국교조는 다만 ‘등록금 0원’만으로 지역 국립대 경쟁력을 높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학생 1인당 교육비 확대와 교원 확충, 교육·연구시설 개선, 대학원·기초학문 육성, 학문후속세대 지원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이미 올해 국립대학육성사업을 별도로 운영하며 거점국립대와 국가중심대·교대 등에 대한 재정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과거 반값등록금 정책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는 주문도 내놨다. 국교조는 등록금 부담 완화에 따른 비용을 대학에 떠넘겨서는 안 된다며 무상교육에 필요한 재정을 국가가 온전히 책임하고 이를 이유로 국립대 일반재정지원이나 기존 지원을 줄이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결국 교육부가 지역 국립대 무상교육이라는 정책 방향을 먼저 제시하면서 지역대학을 살려야 한다는 공통된 문제의식에도 국·사립대의 이해관계는 엇갈렸다. 사총협은 국립대 중심 지원이 지역 사립대를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국교조는 국가가 설립한 국립대부터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양측 모두 정부의 고등교육 재정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총협은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 등을 통한 사립대 재정 확충을 요구했고, 국교조도 국립대 무상교육을 시작으로 교육·연구에 대한 국가 지원을 확대하되 향후 성과를 토대로 법인 국립대와 건전한 사립대까지 지원 대상을 단계적으로 넓힐 것을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