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재테크] 2026년 환율, 주식 상승은 계속될까?

2026.02.02 10:14:10

작년 연말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 경제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환율’이었습니다. 최근 교무실 등에서 동료 선생님들과 경제나 주식 관련 얘기를 나눠보신 분들은 환율, 물가에 대해서 한 번쯤은 말하거나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00 선생님, 달러 환율이 곧 1500원 넘는다고 하던데 너무 많이 오른거 아니에요?”

“유튜브 영상 보니까 IMF 때처럼 경제위기 올 수도 있다고 하던데요?”

“그런데 주가는 계속 오르네요. 주가가 올라도 불안해서 투자를 못하겠어요.”

 

 

선생님들의 대화 소재뿐만 아니라 뉴스에서도 지난 한두 달 ‘원화 약세’, ‘환율 쇼크’는 단골 소재였습니다.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를 겪고 IMF 구제금융을 받은 트라우마가 있어 환율이 급하게 오르면(원화가 약해지면) 국민의 간담이 서늘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유비무환이라는 말처럼 걱정은 우리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현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게 방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다보니 환율 급등이라는 경제 불안 요인과 경제 상승의 바로미터인 주가 상승이 혼재돼 더욱 혼란스럽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차분히 들여다보면 지금의 환율 상황 및 경제 체력은 IMF 외환위기 때와는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더불어 환율 상승은 모든 면에서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보이기 시작합니다.

 

환율 상승이 주는 경제적 변화

 

환율은 쉽게 표현하여 기준이 되는 특정 나라의 돈 ‘1’을 비교하는 다른 나라 돈으로 바꾸는 가격입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달러를 예로 들어보면 2026년 1월 9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약 1460원입니다. 1달러를 구입하기 위해 적은 양의 원화가 필요하면 원화의 가치가 달러에 비해 높다고 표현하고, 반대로 더 많은 양의 원화가 필요하면 낮다고 표현합니다. 원화 가치의 상승과 하락에 대한 절대적인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환율이 1000원에 가까워질수록 원화가 강해진다고 얘기하고 1500원에 가까워질수록 원화가 약해진다고 얘기합니다.

 

지난 2018년 1050원이었던 환율이 꾸준히 상승하여 지금은 1500원에 가까워진 상태이기 때문에 이런 흐름만 보면 원화의 가치가 많이 하락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특히 최근 미국 달러의 가치도 유럽이나 중국에 비해 약했던 것을 고려하면 원화의 가치는 유로화나 위안화에 비해 더 떨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원화가 약해짐으로써 환율이 오르면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그 부정적인 효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해외여행, 유학, 어학연수의 비용이 상승합니다. 똑같은 형태의 해외여행이라도 비용 1000달러가 환율에 따라 120만 원에서 150만 원까지 크게 오를 수 있는 것입니다.

둘째, 수입 물가도 크게 오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대외 교역의 양이 어느 나라보다도 많은 나라로 기름, 곡물, 사료, 원자재 등 많은 자원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환율이 상승하면 자연스럽게 시차를 두고 외식비, 기름, 식료품 등이 오를 수 있습니다. 임금은 동일한 상태에서 이렇게 물가가 오르면 소비가 위축되고 경제 침체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환율 상승의 부정적인 영향은 국민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최근 유튜브에 업로드되는 환율 관련 영상을 보면 상당수가 불안, 위기, 폭락 등의 용어를 심심치 않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환율 상승이 우리나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만을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경제 전체로 보면 좋은 점도 존재합니다. 대표적으로는 이런 효과들이 있습니다.

 

첫째, 수출 기업에 도움이 되는 면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이 해외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팔면 대금을 달러로 받습니다. 환율이 상승하면 받는 달러 대금은 동일하나 그 대금을 원화로 환전하였을 때 매출과 이익은 상승하는 효과가 생깁니다.

이렇게 기업의 이익이 늘어나면 노동자에 대한 임금 상승, 고용 촉진, 투자 증대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 우리나라 기업들이 해외 기업들과 경쟁에 있어 제품 및 서비스의 가격을 더 낮출 수 있는 여지도 생기기 때문에 국제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더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최근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을 수출하는 기업의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데는 환율 상승의 효과도 한몫하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둘째, 우리나라 상품을 해외에 판매하는 해외 바이어들 입장에서 한국 상품의 가격 매력도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이 직접 제품을 해외에 수출하지 않더라도 달러 등 외국 화폐를 기준으로 봤을 때 한국 상품의 가격이 떨어지면 더 많은 주문이 이어지며 해당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질 수 있습니다.

특히 2025년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으로 상징되는 K-컬쳐의 세계적 인기는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에 대한 이미지를 제고시켰습니다. 이러한 변화와 더불어 환율 상승으로 인한 제품 가격 하락은 한국 제품에 대한 해외의 관심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한국 방문 여행객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1000달러로 예전보다 더 많이 먹고, 더 많이 쇼핑하고, 더 많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의 급격한 상승 원인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 상승도 한몫하지만 환율 효과도 있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해외 자산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에게는 평가 이익 효과도 생깁니다. 이미 달러 예금, 미국 주식, 해외 ETF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해당 금융 상품의 가격이 상승하지 않더라도 환율이 상승함으로 인해 원화 기준 평가액이 올라가고 자산 상승효과가 생깁니다.

중간중간 환율의 부침은 있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지난 5년간 원/달러 환율은 꾸준히 상승하였습니다. 1100원 안팎에서 현재 1400원대 후반까지 꾸준히 상승하였습니다. 단순 산술적으로만 봐도 환율 효과로 해외 자산 가치가 30% 이상 상승한 것입니다. 이러한 경험이 꾸준히 쌓이다 보니 우리나라 국민의 해외 주식, 특히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가 계속 이어진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IMF 때와는 다른 분석

 

지금처럼 환율이 많이 오른 상황이 정말 1997년 IMF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와 비슷한 걸까요? 그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경제의 ‘체력과 준비 정도’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IMF 때는 외환보유액이 거의 바닥 수준이었습니다. 또한 당시 많은 기업이 과도한 해외 차입으로 무모할 정도의 투자를 함으로써 갚아야 할 외채가 너무 많았습니다. 특히 금융위기를 발생시킬 수 있는 단기 외채 비중이 너무 높았습니다. 결국 우리나라 경제에 이상 신호가 발생하자 외국 자본이 돈을 회수하기 시작했고, 나라 전체가 달러를 구하지 못해 쓰러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외환보유액을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쌓아두었습니다. 2025년 말 기준으로 4200억~4300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업들도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차입 시 단기 차입의 위험성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외채 구조를 길게 분산해 놓은 상태입니다. 또, 지난 20~30년간 금융 시스템을 고도화함으로써 한국은행과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수단도 다양해졌습니다. 2025년부터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기업들의 실적도 크게 개선되어 외환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환율과 주가 상승 바로 알아야

 

많은 분이 환율 불안을 우리나라 경제의 불안으로 인식하다 보니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연초까지 주가가 크게 오른 것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환율 급등(혹은 상승)’ 등 원화 가치가 하락하는 시기에는 투자한 자산이 달러 기준 평가 시 하락할 것을 우려하여 외국인 자금이 이탈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공식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국내 주식의 달러 기준 평가 하락 보다 한국 기업의 실적 개선에 따른 주가 상승의 효과가 더 크다고 판단되니 환율이 상승함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의 가장 주력인 반도체에서 한국 기업들이 전 세계 투자 흐름 한가운데 서 있습니다. 엄청난 AI 투자 기대가 한국 반도체·장비 기업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환율은 우리나라 안팎에서 달러를 사고파는 힘겨루기에 결정됩니다. 비록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공급하고 있지만, 반대로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내 개인뿐만 아니라 국민연금 등 기관도 해외 주식·채권 투자 때문에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많이 사들이고 있습니다. 즉, 한국이 위험해서, 불안해서, 싫어서 해외로 돈이 빠져나간다기보다는 미국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더 나은 미래를 보고 빠져나간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2025년 10월에만 내국인이 투자한 해외 증권이 120억 8000만 달러(약 17.5조 원) 순증가 하였으며 그 이후에도 내국인의 해외 증권 투자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요인에는 환율 상승이 한몫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서도 살펴본 것처럼 환율이 상승하면 단점도 있지만 장점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환율이 급하게 오르고, 앞으로도 계속 올라간다면 우리나라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수입 원가와 운송비 상승, 해외 라이선스 비용 증가 등으로 국민 및 내수, 서비스 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자칫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이에 작년 연말부터 정부는 환율 안정을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올해도 외환시장이 불안할 때마다 이러한 노력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내국인의 해외 주식시장 투자 증가 흐름을 돌리고 국내 주식시장 투자를 증가시키기 위해 정책 지원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22% 해외 주식 양도 소득세를 감면받을 수 있는 ‘RIA 계좌(국내시장 복귀계좌)’를 도입할 예정이고, 기존 ISA 계좌와 별도로 국내 주식 시장 투자 증가를 위해 ‘생산적 금융 ISA’ 계좌 도입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이 얼마만큼 성과를 보일지 아직 미지수입니다. 앞으로 환율이 안정화될지, 주가 상승이 계속 이어질지 속단할 수는 없습니다. 올해 투자를 생각하고 있는 선생님들 입장에서는 한쪽으로 치우쳐 판단하기보다는 균형있게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천상희 경제금육교육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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