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심리지원 도구로 예술치료 도입 필요

2025.11.24 14:50:15

한국예술치료학회 국회 토론회
언어중심 학교상담 한계 있어
미술·음악 등 정서조절 효과↑

학생 정서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기존 상담체계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현장의 문제의식이 제기됐다. 따라서 예술치료를 학생 심리·정서 지원의 핵심 도구로 학교 시스템에 도입해야 한다는 제안이 힘을 얻고 있다.

 

국회 김종민(무소속), 장종태 의원(더불어민주당), 정연욱(국민의원과 (사)한국예술치료학회는 2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전국민 마음건강 솔루션 모두를 위한 예술치료를 주제로 ‘2025 한국예술치료학회 추계학술대회 겸 공공성 강화 및 법제화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서는 전국민 마음건강 지원 방안으로 특수심리치료분야의 필요성이 강조된 가운데 학생 마음건강과 학교 기반 예술치료 확대 방안에 관심이 집중됐다.

 

 

기조강연에서 서정석 중앙대 광명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학생 정서문제의 상당수가 ‘말로 설명되지 않는 감정’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언어 중심 상담이 어려운 학생에게 미술·음악·동작 기반 예술치료는 정서조절 체계를 직접 자극하며 회복을 돕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뇌과학 연구를 근거로 “예술적 자극은 스트레스·불안 완화는 물론 학습능력과 연결되는 해마 기능 회복에도 기여한다”며 학교 현장 적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연을 맡은 정은혜 에코오롯 대표는 장애·발달지연 학생, 정서표현이 어려운 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교·기관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말이 막히는 아이들에게 예술은 안전한 첫 언어가 된다”고 강조하며, 미술·놀이·동작 중심 활동이 학생의 위축감을 낮추고 교사와의 상호작용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는 변화를 공유했다.

 

송은향 서울 서북병원 신경과 과장도 강연을 통해 의료 현장에서의 예술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학교 적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불안·초조가 심한 학생, 장기간 학업 스트레스를 받은 학생에게 예술치료는 빠른 정서 안정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령층뿐 아니라 청소년에서도 비약물적 예술기반 개입이 신체 긴장 완화와 주의집중 향상에 효과적인 만큼 “학교 기본 심리지원 체계에 반드시 포함돼야 할 영역”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패널토의에서는 교사·학부모가 체감하는 학생 정서위기, 교사의 막중한 생활지도 부담 등이 논의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권수영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상담코칭학과 교수는 “학생의 감정 문제를 교사가 모두 떠안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예술치료가 교사의 정서노동을 덜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정조 덕성여대 가상현실융합학과 교수는 고위험군 학생 상담 시 치료자 전문성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학교 기반 예술치료는 국가 인증체계가 마련돼야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종은 한국예술상담협동조합 대표는 이미 많은 지역에서 학교와 협업해 예술치료를 운영한 경험을 소개하며 “전문가 1명이 들어가도 교실 분위기가 달라진다. 학생 스트레스가 줄고 교사가 반복 지도로 소비하던 에너지도 크게 감소한다”고 밝혔다.

 

심영섭 대구사이버대 교수(한국영상치료학회 초대 회장)는 뇌과학 기반 설명을 통해 학교 현장 적용의 타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학생의 불안·분노 같은 감정은 언어 이전 단계에서 발생하는데, 예술적 경험은 그 층위에 직접 닿을 수 있다”며 “정서조절이 안정돼야 학습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임나영 가천대 특수상담치료학과 교수(한국예술치료학회장)은 예술치료의 학교 도입 필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학생들의 마음은 말보다 감각과 이미지로 먼저 반응한다”며, 현재의 상담 중심 체계만으로는 늘어나는 정서위기를 감당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임 회장은 “예술치료는 교사의 생활지도 부담을 줄이고, 학생의 감정·행동 문제를 조기에 완화하는 공공언어”라며 “교원 연수·학교 프로그램·수련체계 등 교육 현장과 연계한 제도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요청했다.

 

토론회에 잎서 김종민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학생들의 마음건강은 국가적 과제”라며 “예술치료가 학교 기본 심리지원 체계로 자리 잡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교흥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도 “학생 정서안정과 교사 부담 완화를 위해 예술치료는 반드시 필요한 정책축”이라고 강조했다.

 

 

 

 

백승호 기자 10004ok@kfta.or.kr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 wks123@tobeunicorn.kr, TEL: 1644-1013,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강주호 | 편집인 : 김동석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