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소멸이 한참 진행 중인 어느 시골 마을, 오래된 초등학교에 한 초임 교사가 부임했다. 학생 수는 매우 적었고, 그중 하나는 중증 자폐 아이였다. 그 아이는 처음엔 수업 시간 내내 자리도 지키지 못하고 교실을 뛰쳐나가는 일이 다반사였지만, 교사는 교직 입문의 애정과 의지만큼 사명감에 불타 포기하지 않았다. 무릎을 꿇고 아이의 눈높이에 맞췄고, 하루 5분 만이라도 교실에 앉아 있도록 어렵게 약속을 이끌었다.
‘사람’을 향한 사랑에서 시작
1년이 지나자, 아이는 수업시간 대부분을 교실에서 보낼 수 있게 되었고, 친구와 손을 잡고 뛰노는 날도 생겼다. 교사는 말했다. “아이는 무언가를 배울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단지 우리가 기다려주지 못할 뿐이죠.” 이 작은 기적은 그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아이와 교사의 인생에 있어선 가장 큰 변화였다. 이처럼 우리의 교육 현장에서는 진심이 담긴 교육이 눈에 보이지 않는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다.
또 다른 일화다.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매년 겨울 ‘연탄 나눔 봉사’를 실시한다. 원래는 동아리 학생 몇 명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어느 해엔 전교생의 70%가 참여하기도 했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어느 날, 한 학생은 장갑도 끼지 않고 연탄을 나르다 손바닥이 다 까졌다. 지도 교사가 “이 정도만 하고 가자”고 말했지만, 아이는 “그 집 할머니는 우리가 올 줄 모르셨대요. 근데 우리가 와서 오늘은 따뜻하다고 웃으셨잖아요”라고 대답했다.
이 학생에게 봉사는 대학 진학을 위한 점수를 얻기 위한 활동이 아니라, 사람을 향한 순수한 마음이었다. 학교는 이 봉사를 통해 ‘사람을 사람답게’ 가르친 것이다. 교육이란 결국 사람을 향한 사랑에서 시작된다는 진리를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장면이라 할 것이다.
오늘날 대한민국 교육 현장은 입시와 성적, 경쟁이라는 단어로 얼룩져 있지만, 그 안에는 여전히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교육자와 학생들이 존재한다. 누군가는 하루 5분을 기다려주었고, 누군가는 추운 겨울에 손을 내밀었다. 이 작은 행동들이 쌓여 만들어지는 것이 바로 교육이다. 그것은 시험 점수로는 환산할 수 없는, 인간에 대한 믿음과 존중, 그리고 사랑이다. 그것도 교과서 속의 낡은 지식이 아니라 삶 속에서 직접 주고받는 생생한 교육이다.
삶 바꾸는 진정한 본질 기대
참다운 교육이란 거창한 무언가가 아니다. 단 한 사람의 삶을 바꾸는 일, 그 하나만으로도 교육은 충분히 존엄하고, 숭고하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한민국 곳곳에서 매일 피어나고 있는 이 작은 기적들이, 우리 모두에게 진정한 교육의 의미를 되묻고 있다.
진정한 교육은 이렇게 시작되고 진행되며 아름다운 기적 같은 결과로 선순환을 이루고 있다. 이 땅의 진심 어린 교육의 손길이 우리 모두의 따뜻한 관심 속에 널리 확산돼 기적의 꽃을 활짝 피우는 우리 교육이 되길 고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