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고] 美 명문대학의 독특한 교육 방식

2025.06.23 09:10:00

프린스턴 대학교는 미국 아이비리그 중에서 최고의 명문 사립대로 손꼽힌다. 학부 교육에 중점을 두는 리버럴 아츠 칼리지(Liberal arts college) 스타일의 교육방식을 추구하고 특히 자연과학, 경제학, 정치학, 철학 등 인문·사회·과학 분야에서 최상위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목할 사실은 법대, 의대, 경영대가 없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재정보단 명예와 자존감 최우선

이 대학는 2025년 현재, 학부에, 4700명 대학원에는 2000여 명 정도의 학생이 있으며 총자산이 150억 달러가 넘어 학생 1인당으로는 미국에서 가장 부자인 대학이다. 특이한 점은 감독 없이 자율적으로 시험을 치르는 이른바 ‘아너 코드(honor code)’ 선언으로 무감독 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명예와 자존감을 최우선으로 하는 학교문화를 간직한 이례적인 학교라 할 수 있다.

 

우리의 경우 가장 선호도가 높은 법대나 의대, 경영대와 같은 전문대학원 설립의 유혹을 끝까지 거부하고 인문학 교육을 고수한다. 이는 단순히 재정 수입에 대한 욕심이 없다기보다는 자신들이 배출하는 사회 지도층 인사에게 필요한 비판적 사고 능력과 공공 윤리 의식을 함양하기 위해서다. 이른바 인문·사회·과학 교육을 통해 공적인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 그 핵심 이유라 할 수 있다. 결국 이 대학의 독특한 교육은 사회 전체의 발전을 위한 투자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대학교는 어떤가? 명문대학일수록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고 소위 황금알을 낳는 법대, 의대, 경영대 등에 집중 투자해 졸업생들의 출세와 성공을 위해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공무원 시험 합격률을 높이고 또 취업률을 올리고자 하는 단기 교육목표에 ‘올인’하는 경우가 많다. 재정상 불가피한 경우를 감안하더라도 학문의 전당이자 진리의 산실인 대학이 그런 현실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수준에서 교육 비전과 목표를 내세우는 현실이 초라하고 서글픈 느낌을 배제할 수 없다.

 

이타적 인재 육성 배워야

대학은 각종 부정의와 불공정, 불법적이고 상식을 벗어난 모든 제도와 정책 등에 건전한 비판의식을 견지하고 사회와 국가 발전을 위한 인재를 육성하는 교육기관이어야 한다. 단지 개인적인 출세와 성공 지향의 교육 가치에 집중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는 바람직한 인재 양성에 걸림돌이다.

 

우리의 대학 교육이 나아갈 길은 세계의 명문대학들이 교육 비전으로 추구하듯이 ‘세상을 보다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이타적인 인재 육성’에 집중해야 한다. 단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하고, 뭘 모르는 ‘한가한 소리’라고 무시하기보다는 진정으로 대학이 살아갈 길에 대해 보다 뼈를 깎는 절차탁마의 노력에 더욱 다가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전재학 전 인천 산곡남중 교장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강주호 | 편집인 : 김동석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