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교육청이 학부모들의 불만을 사왔던 초등학생 성적 통지방식을 `알기 쉽고, 자세하게' 통지하기로 해 향후 어떻게 바뀔지 주목된다.
시 교육청은 지역교육청의 추천자료나 외국의 사례 등을 종합, 각 학교에 제공해 학부모와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자율적으로 활용할 것을 권장할 계획이다.
동부교육청이 작년 11월부터 열고 있는 `학력신장을 위한 평가통지 양식 전시회'에서 학부모들은 점수 제시형을, 교사들은 영역별 단계형 통지방식을 각각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영역별 단계형 통지방식도 선호 대상 중의 하나지만 교사 1인당 담당 학생수가 많다는 점에서 실현될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교육계에서 거론되고 있는 초등학교 성적통지 유형을 정리해 본다.
▲영역별 서술식 단계형 = 국어, 수학, 바른생활 등 해당 교과의 수행평가 분야별로 `매우 잘함', `잘함', `보통', `노력요함' 등의 수준이 체크된다.
평어(수.우.미.양.가)를 용어만 바꾼 것처럼 비칠 수 있지만 한 과목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한 과목의 3∼4개 단원별로 각각 2∼3개 분야로 세분해 평가가 이뤄진다.
즉, 국어과목의 경우 말하기, 듣기, 쓰기 등 단원별로 구분해 `이야기를 듣고 시로 표현할 수 있는지', `글의 짜임에 따라 글로 요약은 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수준을 상세하게 표시하는 것.
또 학습태도나 생활태도도 같은 방식으로 표기되기 때문에 자녀가 학교생활을 잘 하고 있는지, 남을 배려하는 태도는 어떤지, 책임의식은 있는지 등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여기에 과목별로 서술식 평가가 함께 이뤄지기 때문에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학업 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영역별 체크형 = 과목별 수행평가 영역을 5∼6가지로 예시한 후 3∼4단계로 학생 수준을 구분하는 방식이다.
국어를 예로 들면 내용연결 능력이나 분위기 파악 능력 등 각 영역에 따라 `⊙-○-△'식의 단계형 평가가 이뤄진다.
물론 이러한 평가와 병행해 학습의 계획성은 어떤지, 적극성을 보이는지, 문제 해결능력은 어떤지 등에 대한 수준도 `⊙-○-△' 형태나 `상-중-하' 식으로 표기된다.
▲점수.서술 혼합형 = 1, 2학기 중간.기발고사별로 개인의 과목별 점수와 학년 평균점수 등이 제시하며 현재의 서술평가를 덧붙이는 방식이다.
즉, 100점, 95점, 89점 등의 방식으로 한 지필평가 점수가 제시되며 교과별로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지를 서술하는 형식이다.
따라서 `수우미양가' 방식보다 한발짝 더 나아갔다고 보면 되지만 보편적인 초등학교 성적통지 방식으로 채택되기는 다소 어렵다.
미국에서는 표준 미흡, 표준 근접, 표준, 표준 초과 등 4단계로 학생 수준을 나눈 후 단계별로 100점 만점의 점수를 주는 방식을 활용하는 학교가 많다.
▲서술형 = 현재와 같은 방식이지만 다소 상세한 것이 특징이다.
자연과목의 경우 자연현상에 대한 관심과 태도, 초보적인 과학지식, 탐구방법의 적용, 창의적 문제해결력 등에 대한 평가 내용을 서술하는 것이다.
그러나 독일의 일부 학교가 A4지 10여장 분량으로 상세하게 전달하는 것처럼 상세한 성적 통지방식이 아니라면 현재의 서술형과 같이 학부모들에게 혼란만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