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학년도 대학입시는 올해 입시제도의 골격을 유지하면서 대학별로 정원과 수시전형 방식 등 소폭의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16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이화여대 등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 전국 대학의 약 90%가 내년도 입시안을 마련해 협의회에 제출했다.
이들 대학에 따르면 내년도 입시안은 올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겠으나, 모집단위가 변경되거나 정원이 약간 조정되고 논술이 신설되거나 폐지되는 등의 변화가 생겼다.
그러나 지난해 고교등급제 파문으로 교육부로부터 시정권고를 받은 일부 대학은 2006학년도 입시안 작성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 2005학년도 골격 유지 = 대다수 대학들의 내년도 입시안은 학생부 중심의 수시모집과 수능과 학생부, 논술ㆍ심층면접 등으로 뽑는 정시모집으로 구성돼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다.
2008학년도부터 수능 9등급제가 도입되고, 내신 위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등 입시제도가 큰 폭으로 바뀌기 때문에 그 전까지는 지금의 입시 형태를 유지할 수 밖에 없다는 게 대학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서울대는 대교협이 제시한 시한에 맞춰 지난달 중순 일찌감치 내년도 입시안을 제출했다.
지역균형선발제와 특기자 전형으로 이뤄진 수시모집과 논술이 포함된 정시모집은 지난해와 같지만 정운찬 총장의 정원감축 의지가 강해 모집단위별 정원이 조정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서울대는 올 정시모집이 모두 끝난 뒤 구체적인 정원 등을 확정, 3~4월 중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지난해 입학생의 수능성적과 각 고교별 합격률을 일부 반영해 `등급제 논란'을 빚은 고려대는 지적받은 사항을 이미 지난해 수시 2학기부터 적용하지 않고 있어서 그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큰 변화가 없다. 경희대는 크게 달라진 점은 없지만 올해 정시모집을 분석해 약간 손을 볼 수는 있다고 대학 관계자는 전했다.
◆ 일부 대학 소폭 바뀔 듯 = 올해 논술을 보지 않았던 중앙대는 내년 정시모집에서 논술을 3% 반영하고, 성균관대는 수시모집 논술을 없애기로 했다.
서강대는 사회적 배려대상자 가운데 소년ㆍ소녀가장 전형을 따로 만들어 정원의 1%를 수능 성적 없이 면접과 내신으로만 선발키로 했으며, 논술을 세분화해 경제ㆍ경영학부 논술을 따로 치르기로 했다.
동국대는 2005학년도 수시모집 1단계에서 학생부로 정원의 5배수를 우선 선발한 뒤 2단계에서 논술을 치르는 방식을 도입키로 했으며, 숙명여대는 야간대학의 정원이 주간으로 이동하면서 정원이 조정될 전망이다.
한국외대는 자유전공제와 국제학부를 처음 도입하면서 모집단위와 정원이 소폭 변할 전망이다.
◆ 학력차 반영 어떡하나 = 연세대는 입학관리처가 작성한 내부안을 토대로 학내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고 있으나, 학력차 반영 문제로 의견이 갈리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부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명백히 존재하는 고교간 학력차를 반영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반영한다면 문제가 되지않는 다른 방식으로 학력차를 어떻게 반영하느냐를 두고 머리를 싸매고 있다.
이 대학 백윤수 입학처장은 "논술ㆍ면접의 기본 취지는 사고의 깊이를 측정하는 것이지 학력을 정확히 평가하기에는 미흡한 면이 없지 않다"며 "논술ㆍ면접에 학력차를 판별할 수 있는 요소를 넣어도 문제가 될 것 같아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다만 정창영 총장이 사회적 배려대상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방침을 누누이 밝혀온 터라 소년ㆍ소녀가장 등 전형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백 처장은 그러나 "각 과의 구성원 비율을 어떻게 나눌지도 더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이화여대도 시정권고 받은 사안을 수정해 입시안을 마련한다는 원칙만 세워놓았을 뿐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대교협 관계자는 "지난해 12월이 내년도 입시안의 1차 제출 시한이었으나 대학들이 입시업무로 바빠 이를 맞추지 못한 곳이 있다"며 "나머지 대학들이 입시안을 제출하는대로 이를 모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