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좌왕 고3교실 ‘당황’ ‘비상’

2004.12.14 10:38:00

"수능불신 풍조우려" "의외 결과 나올수도"

우여곡절끝에 수능성적표가 14일 일제히 수험생에게 배부되자 일선 고교 3학년 교실은 자신의 점수로 어느 대학을 갈 수 있는지 가늠해 보느라 온통 술렁거렸다.

수험생은 물론 진학지도를 해야 할 교사까지 처음으로 도입된 표준점수를 손에 쥐고 초미의 관심사인 진학가능 대학을 점쳐보지만 기준이 될만한 자료가 없어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단대부고의 홍성수 3학년부장 교사는 "이번 수능은 일선고교에서 선택과목에 대한 준비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표준점수제를 시행해 불이익을 보는 학생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선택의 폭이 제한된 상황에서 학생들이 어쩔 수 없이 쉬운 시험과목을 택하다 보니 표준점수제 하에서 다른 과목을 선택했다면 더 좋은 표준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홍 교사는 "최상위권을 제외하면 대학의 입시요강을 잘 살펴 과목별 가중치와 반영비율을 고려해 유리한 과목을 고르도록 진학지도를 할 계획"이라며 "이번 입시에서는 특히 장시간 상담이 필요해 교사의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대원외고의 이경만 3학년 부장 교사는 "표준점수제의 기본 바탕은 문제를 어렵게 내는 것인데 일부 선택과목이 너무 쉽게 나와 안타깝게 이 과목을 선택한 학생은 높은 원점수에도 낮은 표준점수를 받아 분명히 불만이 터져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사는 "특히 아랍어 같은 외국어 선택과목은 응시자의 수가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표준점수를 내는 것 자체도 어려워 수능을 불신하는 풍조만 생겨날 것"이라고 꼬집었다.

마포고의 송기용 연구부장 교사는 "대부분 학교가 표준점수가 나오기 전까지 진학지도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며 "대학별 지원전략을 세밀하게 따져 최대한 점수가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진학지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천고의 박철규 3학년부장 교사는 "일단 학생들에게 ‘군’ 단위로 지원할 대학을 세개씩 뽑아오라고 지시했다"며 "학생이 선택한 대학 가운데 가장 유리한 대학을 지원하도록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영남고 서이교 진로상담부장 교사는 "그동안 입시설명회 등을 찾아다니며 정보를 최대한 모았지만 대학을 지원했을 때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기 힘들기 때문에 뜬구름 잡는 식이 될 것"이라며 "전국의 모든 학교가 비슷한 상황이어서 통상 합격선이 높은 학과가 예상외로 낮아지는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 wks123@tobeunicorn.kr, TEL: 1644-1013,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강주호 | 편집인 : 김동석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