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지난 호에 이어 집단 따돌림과 관련된 아이들과의 일대일 상담 방법과 따돌림 예방을 위한 집단 상담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막막하게 느껴지는 집단 따돌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음 사항을 적용해 보도록 하자.
피해 아이와 상담하기
1. 아이 편 되어 주기
따돌림의 피해 아이들은 교실에 자신의 편이 한 명도 없다고 느끼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교사가 자신의 편이라고 느끼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교사의 입장에서도 진심으로 피해 아동의 편이 되어주기가 어려울 때가 있다. 피해 아동이 대인관계 기술이나 상황에 대한 인식 능력이 부족해 따돌림을 자초하는 행동을 반복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라 하더라도 일단 선생님이 피해 아이를 사랑하고 있음을 알게 해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선생님이 상황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하는 것을 듣기 전에 자신이 사랑받고 있음을 인식하는 데서 아이의 대인관계 능력은 한 단계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2. 상담록 쓰기
상담록 쓰기는 아이에 대한 상담을 체계화시켜 상담의 효과를 높여주고 만약의 경우 교사 자신을 보호하는 귀중한 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다.
상담록은 상담을 하면서 동시에 기록한다. 상담을 하는 와중에 내용을 기록하면 아이가 마치 취조를 당하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다. 그러므로 상담을 시작할 때 미리 아이의 잘못을 찾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이 더 잘 도와주기 위해서 기록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안내하고 상담의 내용을 기록한다. 녹음이 필요한 경우에도 상담을 시작할 때 미리 양해를 구해야 한다.
3. 아이의 말 잘 들어주기
아이의 말을 경청해준다. 아이의 말에 대해 충고를 해주고 싶어도 일단은 꾹 참고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피해학생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게 서툰 경우에도 끈기 있게 이야기를 들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때로는 말이 아닌 글로 아이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4. 원인 찾아보기
따돌림을 당하게 된 원인을 함께 찾아본다. 아이가 따돌림의 원인을 인지할 수도 있고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본인이 생각하는 원인을 듣기 전에 먼저 상황을 이야기하게 하는 것이 좋다. 아이에게는 떠올리기 싫은 기억을 들춰내는 것이고, 자칫 잘못하면 자신의 잘못을 들추려는 모양새로 비추어질 수 있으므로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원인을 찾기 어려울 때는 따돌림을 주동하는 학생에게 물어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5.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연습하기
오랫동안 따돌림을 당한 아이들일수록 자신의 힘든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때로는 자신을 따돌리는 친구들에게 화를 내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지만 이런 방법은 오히려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더 심하게 만드는 빌미로 제공될 가능성이 높다. 이때는 ‘나 전달법’으로 상대방에게 자신의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나 전달법’ 말하기는 친구의 행동으로 인해 자신의 감정이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으로, 꾸준히 오랫동안 연습해야 자신의 말하기 방식으로 만들 수 있다.
6. 친구 사귀는 방법 생각해보기
가. 이름 부르기: 끝에 이름을 붙여 말하기 예_ 응, 유진아. 알았어, 유진아.
나. 다가가기: 미소나 인사로 먼저 아는 척 하기
다. 참여하기: ‘나도 같이 하자’고 먼저 말하기
예_ 집에 같이 가자. 화장실 같이 가자.
라. 호감 나타내기
예_ 친구의 손잡기, 팔짱끼기, 내적 감정이나 사적 생각 이야기하기,
친구의 말 경청하기, 생일 선물 주기
마. 초대하기 예 _ 같이 음식 만들어 먹기, 게임하기
바. 칭찬하기/ 고마움 표현하기
예_ 아까 나한테 지우개 빌려줘서 고마워. 넌 참 친절하구나.
사. 도와주기 예_ 학용품 빌려주기, 다친 친구와 보건실 가기
아. 친구에게 이메일이나 쪽지 보내기
자. 나에게 호의를 보내는 친구 찾기
차.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주기
카. 용서하기: 나를 고통스럽고, 부정적인 감정해서 해방시키기
예_ 종이에 친구에게 화난 것들을 적고 읽는다.
→ 읽으면서 충분히 화난 감정을 맛본다.
→ 종이를 구기거나 찢으면서 감정을 털어버린다.
가해 아이와 상담하기
1. 문제 행동에 초점 맞추기
가해 아이는 나쁜 녀석이 확실하다. 그래서 교사 입장에서는 아이를 혼내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할 수도 있다. 그러나 ‘넌 정말 못된 녀석’이라 상종하고 싶지도 않다는 식으로 아이를 대하면 아이는 잘못에 대한 반성보다는 교사나 피해 아이를 원망하는 마음만 키울 수 있다. 아이가 저지른 문제 행동에만 초점을 맞추고 접근한다.
2. 생각 바꾸기
다음 상황은 사람들이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에 대해 흔히 가지고 있는 생각이다.
잘못된 생각은 고쳐주어야 한다.
3. 입장 바꿔 생각해보기
내가 피해자의 입장이라면 내가 했던 말과 행동에 대해 마음이 어떨지를 생각해 보게 한다.
4. 행동 바꾸기
친구를 괴롭게 한 내 행동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생각해 보고, 선생님과 변화를 약속하게 한다.
5. 분노 조절 연습하기
화가 나면 화를 진정시키는 방법을 찾아보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화를 표현하는 방법을 연습하게 한다.
예_ 심호흡, 마음으로 숫자 세기 등
6. 사과하기
아이가 자신의 잘못에 대해 인정하고 반성한다면 피해 학생에게 사과하도록 권유한다. 말로 하든, 편지로 하든 형식은 크게 상관이 없다. 간혹 가해 학생 중에는 사과를 하면 모든 것이 끝난 줄로 생각하고 더 이상 피해 학생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지 않는 경우가 있으므로, 지속적인 행동변화가 없다면 사과도 무효가 됨을 가해 학생에게 주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7. 힘의 욕구 제대로 사용하기
따돌림을 주도하는 가해 학생은 보통 힘의 욕구가 강해 다른 아이들을 휘어잡으려는 경향이 있다. 힘의 욕구는 올바로 사용하면 좋은 리더가 될 수 있으나, 잘못 사용하면 친구를 따돌리는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아이들이 그것에 따라주면 만족감을 느끼는 비뚤어진 심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아이가 자신의 힘의 욕구를 올바른 곳에 사용해 친구를 도우며 자신도 뿌듯함을 느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이 좋다.
따돌림 예방 프로그램
1. 동영상 활용하기
가. 시우보우: 초등학생용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으로 교육과학기술부에서 2006년에 제작한 동영상이다. 총 10회로 구성돼 있으며 매회 실제적이고 재미있는 내용으로 접근해 아이들의 호응도 좋다.
나. 학교폭력 예방프로그램: 한국교육개발원(KEDI)에서 만든 학교폭력 예방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만화로 구성돼 있다.
2. 폭력의 피해자 되어 보기
가. [활동지]에 폭력 피해자의 겉모습을 그려보도록 한다.
나. 자신이 그린 그림을 짝과 바꾸어 보고, 짝이 그린 피해자의 외형을 통해 그 사람의 마음과 생각은 어떨지 쓰게 한다.
예_ 내가 한심하다. 죽고 싶다. 나를 때린 사람이 원망스럽다. 신고하고 싶지만 또 맞을까봐 못하겠다.
다. 짝과 다시 활동지를 돌려보고 따돌림 피해자의 마음에 대해 쓴 글을 읽어본다.
라. 우리가 다른 사람을 때리지 않더라도 말만으로도 마음을 이렇게 다치게 할 수 있음을 주지시키고, 어떤 종류의 폭력도 교실에서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