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지원청 통폐합은 안 된다

2016.09.02 13:49:00

간밤에 내린 비가 우리에게 얾라나 도움이 되는지 모른다. 개끗하고 맑은 하늘을 볼 수 있고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으니 얼마나 좋으랴! 시골에서는 더욱 좋은 공기 속에 유쾌한 아침을 맞이했을 것이다.

조금 전 이런 기사를 보았다. “교총은 최근 교육부가 강원도 내 소규모 교육지원청 통·폐합을 강행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학교와 지역 주민의 의사를 무시한 통폐합 계획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는 기사다.

교육부는 교총의 촉구에 대해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예산 절감 차원에서 교육지원청 통.폐합이 타당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농어촌을 살리는 측면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이농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시골학교는 폐교 위기에 있으며 농어촌이 죽어가고 있는데 교육이 앞서 이를 부추기면 농어촌 살리기와는 거리가 멀게 된다.

도시로의 인구 집중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즈음에 분산정책을 펴기 위해서라도 교육지원청 통,폐합은 온당하지 않다.

농어촌 학교를 살려야 농어촌이 살고 농어촌이 살아야 균형적인 발전을 가져올 수가 있다. 농어촌 학교를 모두 문닫게 하고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모이게 한다면 농어촌은 누가 지킨다 말인가?

농어촌 지역의 교육이 살아나야 농어촌 지역의 경제, 문화, 사회도 활발하게 일어날 수가 있고 살기 좋은 고장을 잘 지켜 나갈 수가 있는 것이다.

도시생활을 포기하고 고향으로, 시골로, 산골로, 섬으로 찾아 농사를 지으며, 고기를 잡으며 행복하게 살아보려고 하는 이들이 생기고 있는데 농어촌 교육이 이들의 의욕마저 잃게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재정적인 측면에서만 따지면 안 된다. 멀리 내다보고 지역경제의 고른 성장과 인구분산의 효과를 가져오기 위해서도 교육에 많은 경비가 투자되더라도 통,폐합은 하면 안 되는 것이다.

지금 농어촌의 상황은 심각하다. 어떤 마을은 사는 사람이 없어 모든 집이 폐가로 변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소규모학교의 학생수도 적어 통,폐합 운영이 불가피하다고 하고 있다. 이러다간 농어촌의 전체가 유령의 마을로 바뀌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천하대사는 필작어세라 큰 일은 반드시 작은 일에서 생긴다. 큰 일이 생기기 전에 작은 일의 조짐이 보일 때 이를 막아야 하는 것이다. 호미로 막을 걸 나중에 가래로도 막을 수가 없는 것이다. 교육을 경제의 관점에서만 바라보지 말고 거시적 안목에서 미래의 우리나라의 균형적인 발전을 염두에 두고 모든 교육정책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문곤섭 전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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