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이렇게 말을 하면 대부분 ‘집은 왜 나왔니?’, ‘엄마와는 무엇 때문에 또 싸웠니?’ 등 이유를 물어보고 설득해 들어가도록 권유하는데 이런 문제 중심의 질문과 대화는 아이 스스로 원해서 했다는 장점을 찾을 수가 없고 아이에게 ‘네가 뭔가 잘못하고 있다’는 느낌만 줄 뿐이다. 이렇게 해서 억지로 집에 들여보내면 조그마한 갈등에도 또 가출을 하게 된다.
‘왜 집을 나왔는지’, ‘나와서 무엇을 했는지’도 중요하지만 먼저 ‘어떻게 다시 돌아올 생각을 했는지’를 물어야 그 아이의 긍정적인 자원을 찾아낼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이 학생 역시 상담실을 찾은 것은 그래도 엄마가 걱정됐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엄마를 걱정하는 마음은 물론, 결석하지 않고 학교에 잘 출석한 점은 자신의 삶을 바르게 살려는 의지다. 이런 점들을 부각시켜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자 아이는 집으로 들어갈 결심을 하게 됐고 그 뒤로는 가출을 하지 않았다.
또 한 어머니는 작은딸이 공개수업 때 역할극을 하는데 아이들에게 떠밀려 억지로 주인공을 맡고는 너무 부담스러워 공개수업 때 학교를 안가고 싶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다.
모녀에게 역할극을 시켰다. 그랬더니 엄마는 아이에게 ‘하기 싫은데 왜 맡았니?’, ‘무엇이 힘드니?’라고 계속 문제 중심의 질문을 던졌다. 아이가 ‘많은 부모님들 앞에서 하는 게 부담스럽다’고 답하니까, ‘그럼 혼자 한다고 생각하면서 하면 안 될까?’하면서 해결책으로 설득을 시작한다.
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흔히 하는 대화다. 그리고 이런 대화에 우리는 너무도 익숙해 있기 때문에 무엇이 문제인지도 잘 모른다. 하지만 대화의 끝을 보면 아이가 두려워서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잘못된 대화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든 대화에 정답은 없지만 그래도 일단 공감부터 해줘야한다. ‘친구들에게 떠밀려 맡긴 했는데 발표할 것을 생각하니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이 되겠구나’라고 해야 한다. 또 ‘어떤 것이 가장 걱정이 되니?’라고 하기보다 ‘네가 잘할 수 있으려면 엄마가 어떻게 도와주면 좋겠니?’라고 물어본다면 걱정보다 잘하는 방법을 생각하게 해서 용기를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계속 불안해하고 걱정을 한다면 과거에 이와 비슷한 경험을 떠올려 그 때는 어떻게 극복했는지 생각하게 해 이번에도 똑같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와 같이 해결중심대화의 기본은 아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와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데에서 시작해야하므로 아이의 강점, 자원, 건강한 특성을 발견해 대화에 활용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