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하반기 교섭결과를 보고

2001.01.15 00:00:00

한국교총과 교육부가 구랍 28일 교육현안 26개 항목에 대해 교섭합의에 도달함으로써 한국교총의 새천년 상·하반기 교섭이 비교적 무리없이 마무리되었다. 특히 하반기 교섭의 경우, 교원정년 환원과 연금개악 저지를 위한 대 국회활동으로 여념이 없었음에도 해를 넘기지 않고 마무리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번 하반기 교섭결과를 보면, 문화시설 이용 및 도서비 지급, 해외유학제 도입 검토 등 교원의 전문성 신장에 관한 사항과, 교원의 수업권 보호, 교육외적 행사에 일방적 동원 금지 등 교권확립에 관한 사항, 임용전 군 경력과 육아휴직기간의 교육경력 인정 등 인사제도 개선, 유치원, 양호교사 등 교육소외 계층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배려 등 다양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이 중에서도 가장 눈여겨볼 것은 한국교총의 종합연수원 설립 지원이다. 우리는 기회 있을 때마다 정부가 솔선수범해서 한국교총이 전문직교원단체로서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는 제도적 터전을 마련할 것을 강조한 바 있다. 전문직단체의 정체성의 핵심은 연수기능이다.

구성원의 전문성을 스스로 함양하고 이를 토대로 자율성과 높은 윤리성을 갖춤으로써 국가정책을 실질적으로 주도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교총의 종합연수원 설립을 적극 지원함은 물론 자격연수 등 정부가 쥐고 있는 각종 연수를 과감히 이관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가시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허전함을 감출 수 없는 것은 이른바 정책의 현장성 부족 때문이다. 한국교총이 거시정책의 개발에는 상당히 앞장서 있으나 피부에 와 닿는 체감정책의 개발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따라서 교사들이 교섭결과를 통하여 직접적인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교섭과제의 개발에 진력하여야 한다. 거시적·제도적 문제는 정부와의 정책협의, 대 국회활동을 통하여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대정부 교섭은 비록 사소한 것일 지라도 현장의 변화와 직결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섭활동이 일반정책활동과의 차별성을 기하지 못하면 또 하나의 의례적인 절차, 수사의 나열에 그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교섭이 교원단체의 의사를 정부에 반영시킬 수 있는 강력한 기제임에는 틀림없으나, 그 성패는 결국 교섭의 내용에 있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 wks123@tobeunicorn.kr, TEL: 1644-1013,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강주호 | 편집인 : 김동석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